사산위기「유엔」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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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총장·부총장까지 임명돼 일본제국「호텔」에 임시본부를 설치하고 동경에 설립을 추진중인「유엔」대학이 재정난과 미-소의 설립 반대, 유치 열을 올리던 일본의 무관심 등에 부닥쳐 특별한 전기가 없는 한 개교가 어려울 것 같다.
현재「유엔」대학 설립기금을 불입한 나라는 일본(2천만「달러」)과「세네갈」(2만3천 「달러」)뿐.
전「유엔」사무총장 고「우·탄트」박사의 제창에 따라 72년 12월「유엔」총회에서「유엔」대학설립 결의안이 채택될 때부터(찬 1백1표, 부 7표) 미·영·불·소 등은 반대를 했었다. 미국은 지금도 설립자체는 찬성하지만 기금을 정부가 아닌 민간기관들이 출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기금의 과실로「유엔」대학을 운영할 목적으로「유엔」이 회원국들에 기증을 요청한 액수는 총4억「달러」. 그러나 현재까지 들어온 기증 액은 이의 20분의1밖에 안 되는 2천여 만 「달러」밖에 안 된다.
「유엔」대학 설립을 위한 재정계획이 이같이 암초에 부딪치자 동경으로「유엔」대학을 유치하려고 열성을 보이던 일본도 주춤하면서 그 성의를 상실했다. 일본이 유치 열을 그처럼 올렸던 것은 당시 일본을 경제동물시하는 국제여론을 무마하고「유엔」대학 설치를 계기로 자체의 대학교육제도를 개혁하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74년 11월에는「뉴요크」대학총장「제임즈·맥너턴」박사가 총장으로 임명되고 지난 3월에는 동경대 교수「가또·이찌로」박사가 부총장으로 임명되기까지 한「유엔」대학의 설치 전망은 이 같은 장벽들에 부딪친 채 현재로는 어둡기만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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