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오전과 오후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연이어 7발의 방사포(다연장포)를 발사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6시쯤 호도반도에서 240㎜로 추정되는 방사포 3발을 발사한 데 이어 오후 4시17분부터 한 시간여 동안 300㎜ 방사포(KN-09) 4발을 추가로 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북한의 군사행동은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에 대해 사거리가 다양한 발사 수단으로 무력 시위성 위협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오전 발사 사실을 밝히지 않다가 오후 들어 북한이 사격을 이어가자 언론에 공개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오전에 발사한 방사포는 55㎞가량 날아갔다”며 “240㎜ 방사포 사격은 우리 군의 사격훈련처럼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도 사거리 50㎞ 안팎의 K-9 자주포 사격훈련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군은 오전만 해도 240㎜ 방사포 발사를 기존 50여㎞였던 사거리를 70여㎞로 늘리는 차원에서 진행한 시험발사로 판단했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KN-09 신형 대구경 방사포 사격을 실시하자 입장을 바꿨다. 군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달 21일에도 같은 종류의 무기로 사격을 실시했지만 자신들의 영해에 떨어뜨려 시험발사로 봤다”며 “하지만 이날은 항행금지구역 선포도 하지 않은 채 원산 일대에서 북동 방향의 공해상으로 쐈기 때문에 도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KN-09는 우리 군에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어 군 당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00년대 초 중국의 기술 지원으로 개발 중인 300㎜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가 180㎞ 이상인 데다 자체 로켓 추진 유도시스템 을 갖추고 있어 미사일급으로 평가된다. 개성에서 사격할 경우 육·해·공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대가 사정권에 들어가고 황해도에서 쏴도 평택 미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기존 방사포는 수도권을 목표로 다량의 포탄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붓는 무기”라며 “KN-09는 짧은 발사 준비시간으로 먼거리의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차원이 다른 미사일급의 위협 수단”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