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약속 정치 vs 거짓말 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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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안철수 의원이 6·4 지방선거를 ‘거짓말 정치 대 약속 정치’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과의 제3지대 통합신당 창당을 선언한 안 의원은 4일 전주를 방문해 “막말 정치, 약속 팽개치는 거짓말 정치에 맞서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당초 이날 행사는 ‘안철수 신당’(새정치연합) 창당 전북도당 발기인대회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안 의원이 지난 2일 전격적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발표하면서 행사의 성격이 신당 창당 설명회로 바뀌었다.

 안 의원은 앞으로 생겨날 통합 신당에 대해 새누리당이 “구태정치”라고 비난한 걸 공격했다. 그는 “제가 직접 다 세어봤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을 연 9명 중 7명, 7명이 저를 비난했다. 어떤 최고위원은 ‘종북세력이 걷던 길을 걷는다’며 색깔론 칼을 꺼내서 휘두르더라”며 “아마 저와 여기 계신 동지 여러분이 정말 무서운가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색깔론, 막말 빼두면 남는 게 없는 분들이 칼을 휘두를 때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지혜로 맞서겠다”며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독자신당을 포기하고 민주당과 통합 신당을 만들기로 한 데 대해선 사과했다. 그러면서 “(협상 과정에서) 지방선거 무공천과 더불어 모든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는다고 약속받았다”며 “신당 구성원 모두 알량한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새 정치를 이루겠다는 제 초심은 그대로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 일부 참석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익명을 요구한 전북도 의원은 “전주도 대체로 어리둥절한 분위기”라고 했고, 새정치연합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한 인사는 “호남지역에 만연한 지역패권주의에 맞서려고 새정치연합에 참여했는데 이렇게 합쳐버리면 너무 아쉽지…”라고 털어놨다. 반면 최동진 군산시의원은 “민주당도 새정치연합도 ‘제1여당 견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 않았느냐”며 “두 세력이 함께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한정애 대변인은 “새 정치는 민생을 챙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언급하며 “대통령까지 나선 신당에 대한 견제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위기감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새롭게 창당하게 될 통합 신당도 새누리당의 거짓말 정치에 맞서 신뢰정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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