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은 공감|북괴 대남 전략에 소상한 설명 아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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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송원영<신민당정무위원>「크메르」와 월남의 붕 락이 우리들에게 준 충격은 적지 않다. 따라서 국민 누구 나가 우리의 안보문제를 심각히 생각하게 된 계제에 박 대통령이 당면한 내외정세를 분석하고 우리의 취할 바 자세를 제시한 것은 시의에 적절한바 있다 하겠다.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이 북괴의 무모한 도발은 자 감을 초래할 것이며, 우리국민이 단합하면 어떠한 남침 흉계도 이를 분쇄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고무적이며 공감이 가는바 있다.
그러나 우리 야당의 입장에서 볼 때 박 대통령의 담화는 몇 가지 부연되어야 할 점, 혹은 보 정되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자극적인 표현보다는 국제정세에 대한 정확한 해설을 곁들여 김일성의 일관된 대남 적화전략을 꾸준히, 그리고 소상히 국민에게 설명해 주는 성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남침시기의 일인으로 금년이 구 헌법에 의한 선거의 해 이었다는 점도 열거되었으나 이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선거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으며 선거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 참여와 주권행사로 되는 국론통일의 긍정적 입장에서 본다면 남침조건이 될 수는 결코 없다.
둘째, 북괴의 남침여부를 가지고 왈가왈부하기보다 대비가 상책이며 대비를 위해서는 총력안보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호소에는 전적으로 동감이다. 박 대통령이 지적했듯이『오늘날의 전쟁은 군대만 갖고 하는 것이 아니며 정치인·언론인·종교인·공무원· 교수·학생·농민·상공인·근로자·가정주부 모두가 나라를 지키는 전사』라면 그들에게 단합해서 목숨을 걸고 싸울 각오를 굳게 하자고 말하는 동시에 그들이 문제로 삼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포괄적이나마 무슨 언급이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있다.「각성」의 요구보다는 대통령으로서 먼저 큰 아량을 보이고 경색된 몇 개 부문을 풀기라도 하면서 국민적 단합을 제창했으면 시국이 하나의 전기를 맞이할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대통령 담화 후에 그러한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또 진심으로 기대해마지 않는다. 이러한 국내의 태세정비와 함께 안보논의에 있어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이 미국의 태도다. 「자주국방」도 좋지만 미국이 인지에서처럼 배신을 하면 김일성의 불장난은 걷잡기 어려워진다. 그런데 작금 미 의회에 등장한 일군의 신진의원들의 동태와 이들이 문제삼는 면 등을 생각할 때 우리안보의 가장 중요한 양면 중 한 면, 즉 대미 문제는 논외로 돌려진 것 같아 허전한 느낌이다.
정부는 이 점도 아울러 대책을 강화하면서 국내외의 신임을 회복하기 위하여 서정을 쇄신하고 민권을 보장하는 등 일련의 단을 내려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송원영<신민당 정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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