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 정부 항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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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사이공30일=외신종합】월남정부는 30일「베트콩」측에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30년간의 월남전이 끝났다고「두옹·반·민」대통령이 발표했다. 「민」대통령은 이날 1분간의「라디오」방송을 통해 이같이 발표하고 정부군과「베트콩」에게 다같이 전투행위를 중지하라고 호소했다. 그가 연설하는 동안「사이공」시가는 조용했으며 포성도 멎었다.
그는『모든 군인들은 침착하게 현재의 위치에 머물러 있기 바란다. 또 유혈사태 없이 정권을 물려주는 방법을 같이 강구할 수 있도록「베트콩」군도 발포를 삼가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우리는 임시혁명정부(베트콩)에 필요 없이 피를 흘리지 않고 정권을 물려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항복선언직후「베트콩」기를 단 20여대와 전차가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낮 12시15분 (한국시간 1시15분)월남대통령관저인 독립 궁으로 들어갔다고 조금 후 민간인 복장에 무장을 한 일단의「베트콩」군인들이「베트콩」기를 단「지프」를 타고「사이공」시로 들어왔다.
이들은 AP기자「매트·펜더」에게『너의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했다.
정부건물에는 백기가 게양되었으며 일단의 정부군 차량들도 곧이어 백기를 달고「사이공」중심 가를 천천히 행진했다.
12시40분쯤에는 철모와 초록색 군복을 입은 월맹정규군이 월맹 기를 단「트럭」을 타고 「사이공」시의「카티나」가로 들어왔는데 시민들은 이들의 모습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월남 군 장교들은 미국인의 철수로 군인들이 당황했으며 고위장교와 공군이 도망가 버렸기 때문에「사이공」시가 무방비 상태가 되어 버렸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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