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수 근작 전|<28일∼5월4일·신문회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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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심의 세계를 우수가 어리는 필치로 엮어 보여 주는 유화가 백영수씨의 6년만에 다시 갖는 개인전이다. 이번이 18회 째를 기록한다(28일∼5월4일 신문회관). 그는 60년대를 거의 공백으로 지내다가 69년에 재기하듯 17회 째의 작품 전을 마련했고 다시 수년만에 새로운「테마」를 들고 나왔다.
새로운「테마」란『새야새야』. 새야새야 파랑새야…하는 동요를 연상케 하는 화제로, 그 부르는 소리에 따라 새들이 어린이에게 접근해 오는 간결한 화폭이다. 표현자체가 퍽 즐거워졌다고 하겠지만 거기에 서려 있는 가냘픈 우수는 역시 작가의 체취라 할밖에 없다.
어른들이 모두 들로 나간 뒤 집을 지키는 어린이들,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낮의 무료함, 철지난 해변 모래 뻘의 공허함, 소라껍질 속에서 꿈꾸는 소녀. 이러한 것들이 백씨의 즐겨 다루는 일련의 소재로서 이번 작품 전에도 그 일부를 내보이고 있다.
그는 대판미술학교 출신으로 해방 후 대한미협 및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약한바 있으나 한동안 아동물의 삽화를 많이 그려 온 탓으로 그런 삽화 적인 솜씨가 때때로 그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
그의 특징은 간결하고 순박한 것인데 자칫 설명을 부연하려 할 때 삽화의 학대만이 되기 때문이다. 그 점 백씨에게는 커다란 시련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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