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남수씨 미국으로 이민, "그곳서도 시작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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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석정 신석초 김현승씨 등 시단의 중진들이 연이어 작고한데 뒤이어 중진 시인 박남수씨(57)가 15일 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민을 떠나 다시금 우리 시단에 커다란 손실을 안겨 주었다.
1918년 평양에서 출생, 일본 중앙대학법학과를 졸업한 박 시인은 37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초롱불』 『거리』 『밤길』 등 6편의 시를 「문장」지에 발표하여 시단에 「데뷔」한 이래 36년 동안 「이미지」의 배경이나 언어표현의 암시성을 중시하고 수많은 문제시들을 발표해 왔다.
『초롱불』(40) 『갈매기소묘』(58) 『신의 쓰레기』(63) 『새의 암장』(70) 등 4권의 시집을 펴낸 박 시인은 58년 「아시아」 자유문학상을 수상, 「문학예술」지 주간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까지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을 지내왔다.
먼저 이민한 자녀들(1남 2녀)과 함께 살기 위해 「피아니스트」인 부인 강창희 여사와 함께 출국한 박씨는 떠나기에 앞서 고국이 그리워지면 언제든지 다시 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곳에서 살고있는 동안에라도 작품을 계속 발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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