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묻지마 재가동 … 한빛2호기 또 멈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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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8일 원자력발전소 발전기가 또 멈췄다. 1월 경북 울진의 한울 5호기가 멈춘 이후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이번에 멈춘 전남 영광군의 한빛원전 2호기(95만㎾급)는 지난해 부실 정비 의혹이 불거져 한때 가동이 중단됐던 곳이다. 이 때문에 당시 사고에 대한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전 10시50분쯤 한빛 2호기가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원인은 알 수 없는 상태다. 현재 조사 인력을 투입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 내용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원안위가 안전 여부를 판단하고 가동 재개를 허용할지 결정하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발전기가 다시 가동되는 데까지는 한 달 넘게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 측은 사고의 원인 규명과 함께 부실 정비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으로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일 동안 시간당 예비전력은 970만㎾로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시간당 95만㎾ 생산 규모의 한빛 2호가 멈춘 데 따른 전력 수급 불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 불안은 더 커지게 됐다. 특히 한빛 2호는 지난해 10월 가동이 중단됐을 때 부실 점검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시 한빛 2호에 대한 안전검사 참여업체에 이른바 ‘원전 마피아’가 포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과거 사고와 이날 가동 중단사태 간에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약 보름 뒤 원안위는 “정비 과정에 절차 위반 사실은 있지만 안전 자체엔 결함이 없다”며 재가동을 승인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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