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위기「파리」한국 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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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파리=주섭일 특파원】작년 5월 교포자녀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친다는 목적으로 개교했던「파리」의 한국학교는 경부의 예산영달이 제대로 안될 뿐만 아니라「유럽」에 주재하는 유일한 장학관마저 등을 돌려 최대의 운영난에 빠졌다. 개교 당시 50여명의 학생들로 출발했던 이 수요학교는 금년 들어 학생 수 마저 10여명으로 떨어져 학교 문을 계속 열어야 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설상가상의 난관에 부닥쳤다. 이 학교 교장 오경동 신부는『75년도 운영예산을 짜 지난 1월에 문교부에 냈으나 회신이 없다』고 말했으며『이제 희생적으로 봉사해준 교직원에게 3월부터는 사례조차 할 수 없게됐다』고 말했다.
오 신부가 약 8천「달러」의 금번 예산을 요청한데 대해 본국정부는 3월초 1차로 l천 2백「달러」를 주불 한국 대사관 앞으로 보낸 것 같다. 그러나 우리대사관은『수신자가 한국학교가 아니라 대사관 교육관 앞으로 되어있으며 주불대사관에는 교육관이 없어 행여 다른 대사관으로 가야 할 돈이 잘못 온 것이 아닌가「본국에 조회중」이라』며 학교측에 영달을 거부하고있다.
이 학교는 작년 7월∼12월 정부보조비 2천3백29「달러」와 대사관보조 1천「달러」및 독지가들의 성금 5백「달러」등 모두 3천9백여「달러」로「피아노」를 구입하는 등 조국을 떠나 사는 교포 2세와 최근 격증한 입양고아들의 교육을 위한 준비를 갖추었다.
이에 반해 한국 학교도 없는 서독에 주재하는 장학관 최동열씨는「파리」에 얼굴한번 비친 일이 없다. 작년에 개교를 위한 모든 절차를 최 장학관 앞으로 보냈으나 함흥차사였고 작년 연말 제2세들이 학예회를 열었을 때『꼭 와달라』는 초청장을 보냈으나『바쁘다』는 핑계로 나타나지 않아 이곳 교포들뿐만 아니라 대사관 직원들까지도『장학관이 도대체 이럴 수 있느냐』고 분개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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