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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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제가족계획연맹(IPPF) 홍보국장「프란시스·데니스」여사가 한국의 가족계획사업현황을 돌아보기 위해 지난3월30일 내한, 4일 출국했다.
「캐나다」태생의「데니스」여사는「로이터」통신「런던」특파원을 거쳐 12년께 IPPF 홍보국장을 맡아왔으며 74년의「부카래스트」인구대회 등을 통해 84개 회원국간의 정보교환·국제협력을 위해 크게 활약해왔다.
『지금까지의 가족계획사업은 독립된 사업으로 되어왔지만 앞으로는 한국·가나 지역사회 전체의 개발계획의 일부로서 다른 모든 분야와 유기적 관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하고 그는 현재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중공의 경우를 성공적 사례로 들었다.
50년대에 이미 국제적으로 고립된 채 가족계획을 부락단위의 공동생활방식 속에 도입했던 중공은 기초적 의학훈련을 위한 요원을 대량으로 양성, 배치하고 우표처럼 떼어먹는 간편한 종이피임약까지 개발해 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국의 특수성을 고려한 사업의 방법과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앞으로 되도록이면 중공도 회원국으로 맞아들일 계획이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의 대부분 국가에서 문제되고 있는 것은『아들 선호』(Boy Preference)의 경향인데 이것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문제와 직결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한국은 문맹률이 낮고 여성의 교육수준도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더욱이 개발도상국에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만큼 여성의 적극적 사회참여와 교육을 통한 기여는 크게 필요할 것입니다』고 말한「데니스」여사는 한국에서 아직도 아들을 낳기 위해 애쓰는 경향은 사회제도상의 변혁이 있어야만 지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즉 노후의 생활을 반드시 아들에게 의탁하지 않아도 될 사회보장 제도를 마련하거나 딸의 효용(?)이 아들에 못지 않게 되도록 사회적 지위나 직업의 선택 등 모든 면에서 남녀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이런 것을 문제삼는 것만 해도 한국 여성의 의식이 깨어 있는 증거』라고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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