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바스라港 왜 중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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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군 지상군이 이라크 국경을 넘어 이라크 제2도시 바스라를 향해 물밀듯이 진격하면서 석유 수출항인 이 도시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연합군이 이 도시를 수중에 넣을 경우 바그다드 진격을 위한 굳건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셈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연합군은 바스라를 함락시킨 뒤 이곳에서 바그다드로 향하는 2개 루트를 통해 지상군을 신속히 이동시켜 바그다드를 조기에 점령한다는 계획이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1일 "바스라를 방어하고 있는 이라크 제3군이 무너질 경우 바그다드까지 이어지는 진격로에는 대규모 저항병력이 없어 바그다드 입성이 훨씬 더 용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연합군이 바스라 함락을 서두르는 이유는 바스라 일대 유전에 불을 질러 미군의 공격 속도를 가급적 늦추려는 이라크군의 방어전략을 무산시키겠다는 의도 때문이다. 전쟁 기간의 단축 여부도 여기서 1차적으로 판가름나는 셈이다.

바스라 인근엔 1천개 가량의 유전이 있다. 따라서 미.영군은 바스라를 미리 점령해 이라크의 '유전 방화'전략을 무산시키고 석유자원을 보호하려 하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바스라 주민의 상당 수가 후세인 대통령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지닌 이슬람 시아파"라며 "연합군 측은 바스라 함락 때 주민들의 큰 저항을 받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영국 공군 소속 공수특전단(SAS)과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이 이미 바스라 시내에 침투해 이라크 측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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