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소아마비 유사 괴질' 비상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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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와 유사한 괴질로 인해 팔, 다리가 마비된 아동이 가주 내에 최대 25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 보건 당국이 원인 규명에 부심하고 있다.

LA타임스 23일 온라인 보도에 따르면 가주보건 당국은 지난 2012년 가을 이후 소아마비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괴질을 조사 중이다.

주 보건국의 괴질 조사팀을 이끄는 캐롤 글레이저 박사는 알려지지 않은 형태의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가 괴질의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아마비의 원인인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는 엔테로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장바이러스인 엔테로바이러스는 주로 유아와 아동에게서 발병하는 수족구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의료진들은 괴질이 소아마비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팔이나 다리가 마비된 아동들이 모두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받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아마비는 오랜 기간의 예방접종을 통해 미국 내에선 사라진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심각한 마비 증세를 보인 아동들이 해외여행을 한 적도 없었다는 점도 괴질이 소아마비와 다른 질병이란 진단에 설득력을 더한다. 또 괴질에 의한 마비 증세 발생 확률은 감염자 200명 중 1명 꼴로 마비가 일어나는 소아마비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보인다.

괴질로 인한 환자의 수는 유행병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팔 또는 다리가 마비된 아동들의 다수에서 발병 후 불과 이틀 정도의 짧은 기간 내에 심한 마비증세가 나타났고 이후 마비가 풀릴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글레이저 박사의 조사팀에 속한 팔로알토의 스탠포드 대학교 루실 패커드 아동병원의 신경전문의 키스 반 해런은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위한 백신은 있지만 다른 엔테로바이러스를 위한 백신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괴질로 인한 마비증세가 확인된 지역은 가주뿐이다. 주 보건국은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함께 괴질로 인한 마비 증세가 다른 주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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