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서실장 아들 … 현직 물러나 사상교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김창선 북한 국방위 서기실장(하얀 원 안)이 지난해 4월 25일 인민군 창설 기념 축하연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왼쪽)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비서실장인 김창선 서기실장의 아들인 김기석(50) 국가개발위원회 위원장이 ‘혁명화(사상교육) 중’이라고 정보당국 관계자가 23일 전했다.

복수의 정보소식통은 “지난해 말 처형된 장성택 사건 이후 그가 관여했던 북한 대외경제부문에 대한 집중 검열이 실시됐다”며 “이 과정에서 김창선의 아들인 김기석 위원장이 이달 중순부터 혁명화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조사 과정에서 김기석 위원장이 장성택과 그리 깊은 관계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장성택 ‘여독 청산’ 차원에서 현직에서 물러나 사상교육을 받고 있다”며 “고모부인 장성택은 물론이고 김정은의 서기실장 아들도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서기실 부부장을 지낸 김창선은 김정은 집권 이후 비서실장 격인 서기실장을 맡고 있다. 아들 김기석이 현직에서 물러나 사상교육을 받고 있지만 김창선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김정은의 마식령 스키장 완공 행사에 동행하는 등 최근 들어 경제 분야의 실세로 떠오른 것으로 평가받던 김철진(56) 국가경제개발위 부위원장 역시 사상교육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김철진은 합영투자위원회 부위원장을 하다 지난해 국가개발위원회가 만들어지며 자리를 옮겼다. 당초 그가 위원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1964년생 이상을 임명하지 말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자신이 데리고 있던 김기석이 위원장으로 됐다.

 정부 당국자는 “김철진과 김기석 이외에도 국가경제개발위원회와 합영투자위원회 등 장성택이 관여했던 대외경제 부문 관계자들 대부분이 교육을 받느라 업무가 마비됐다”며 “최소 3개월 이상 교육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빨라야 5월께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개발위와 합영투자위 소속인 이들은 대부분 외자유치 업무를 맡아 왔으며, 이 과정에서 장성택과 교감이 있었다.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건 북한이 지정한 경제특구 진출에 관심을 가졌던 업체들과 교류해 오던 북한 간부들이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등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북한의 경제특구 해외자본 유치 계획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신의주 특구에 관심을 가졌던 중국의 대중화 그룹이나 평남 강령군 특구에 투자하려던 홍콩과 싱가포르 컨소시엄 등은 최근 투자계획을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