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수출 그리고 자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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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제수지 역조 폭의 확대로 외환사정이 나빠짐으로써 국내 불황은 앞으로도 더욱 심화할 공산이 짙어지고 있다고 이러한 불황의 심화를 막기 위해서는 수출시장의 확보와 새로운 개척은 물론 안정적인 대원의 공급을 도모해야 한다.
또 긴급한 외환사정을 완화시키는 한편 7%의 성장을 지원하는 수단으로서의 외자의 역할은 호황기보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더욱 증대되는 것이므로 외자도입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도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정부가 각지에 장관급 특사를 파유하는 일은 일단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적 애로를 타개키 위한 노력으로 그 성과를 기대해 봄직한 일이라 하겠다. 우리의 무역의존도나 산업구조 그리고 미·일 편중적인 무역구조 등 우리가 해결해야할 장기과제들은 많은 것이지만 이들 장기과제를 지금의 불황대책과 직접적으로 관련시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오히려 정상적으로 경제의 순환이 막히는 것을 우선 풀어주고 나서 단계적으로 장기과제를 해결한다는 정책 어젠더에 의문을 일으켜서는 아니될 것이다.
솔직이 말해서 아무리 장기과제의 명분이 훌륭하다하더라도 그것이 당면한 불황을 해결하는 길잡이로서는 적절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우원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단기정책의 축적을 봉해서 장기과제가 해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제반 구조개선정책을 한시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과제를 해결하는데 모든 정력을 투입할 만큼 여유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는 점에서 단기시책에 더 많은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리가 그러하다면 지금의 애로를 풀어 나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서 외자도입·수출 그리고 대원의 확보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며 때문에 경협특사들의 성과 있는 교섭에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경협성과가 당면한 불황타개에 직결된다하더라도 그것은 어떠한 조건의 경협이라도 우리가 감수해야한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임을 효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예컨대 우리의 외환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국제적으로 조건이 가장 불리한 외대를 받아들임으로써 우리 스스로 대외 신용이 매우 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서는 아니 된다. 또 일시에 각국에 나가서 외자도입교섭을 합으로써 스스로 긴박한 사정을 노출시키고 그럼으로써 도입조건을 악화시켜서는 아니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수출촉진이 절실한 과제라고 해서 무리한 덤핑 행위나 반발을 일으키는 일을 저질러서는 아니 된다.
질서있고 공정하며 국민후생의 증대를 저해하지 않는 정상 수출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또 수출을 촉진한다고 우리가 연불수출이나 해외건설을 무모하게 추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부족한 외환을 낭비하는 일이 있어서도 아니 된다.
자원확보문제도 마찬가지로 신중한 배려가 필요하다. 작년의 비축수입정책이 국제시장시세에 대한 무지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파생시킨 것과 같은 전철을 자원외교과정에서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다.
외대·수출 그리고 자원의 확보가 당면 불황의 타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경협강화에 크게 기대하면 할수록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한다』는 생활상 지혜를 살려야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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