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교살…불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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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22일의 서울 종로3가 대선양복총판장(주인 민병태·38) 화재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이 사건이 단순화재가 아닌 종업원 방모 군(16)에 의한 살인방화임을 밝혀내고 25일 방군을 살인 및 방화혐의로 구속했다.
방군은 평소 주인 민씨로부터 꾸지람을 들어온 데 앙심을 품고있던 중 지난 22일 상오0시쯤 다리를 저는 주인 민씨를 가게 안에서 쓰러뜨려 상품포장용 노끈으로 목을 졸라 죽인 뒤 상오0시50분쯤 18ℓ들이 「플라스틱」통에 있던 석유를 가게 안에 뿌려 불을 질렀다는 것.
경찰은 당초 화인을 담뱃불 또는 석유난로과열로 인한 단순화재로 보았으나 발화지점이 석유난로와 5m쯤 떨어진 후문 쪽이었으며 민씨의 시체해부결과 목 부분에서 끈으로 졸린 흔적이 나타나 방군을 추궁 끝에 24일 하오 범행을 자백 받았다.
방군은 경찰에서 주인 민씨가 평소 꾸지람이 심한데다 사건당일 영업을 마치고 민씨와 함께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민씨가 『내일아침 식사준비도 안하고 잠만 자느냐』고 야단을 쳐 순간적으로 범행, 겁에 질려 50분쯤 망설이다가 함께 죽으려고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민씨는 6세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를 절어 지금까지 미혼인 채 방군과 함께 점포 안에서 침식을 해놨다.
방군은 경북 영천이 고향으로 지난해 11윌 상경, 민씨 징에서 침식을 제공받고 월5천 원씩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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