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10년 라이벌 마오, 우는 것 보니 나도 울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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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쿨했다. 경기 다음날인 2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판정 논란에 대해 “나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연아는 이어 “큰 주목을 받는 올림픽이라 논란이 더 큰 것 같은데 나는 아무 미련이 없다. 대회를 끝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뉴스1]

김연아(24)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코리아하우스에서 인터뷰를 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그는 매우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이번 대회 소감은.

 “끝나서 홀가분하다. 쇼트, 프리 둘 다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마쳐 기분 좋다.”

 -어머니와 어떤 얘기를 나눴나.

 “끝났으니까 너무 열받지 말자고 했다. 끝났으니까 후련하게 자유를 즐기자 그런 얘기도 했다.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한테 금메달을 줬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점수가 발표되는 순간 표정 변화가 없었다.

 “좋은 점수는 기대 안 했다. 쇼트 때 분위기상 예상을 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을 경우에는 실망도 큰 법이니까…. 난 어차피 오로지 금메달을 따기 위해 온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그랬던 것 같다.”

 -은퇴 후 무엇을 가장 하고 싶나.

 “그냥 끝이 나서 모든 짐을 다 내려놨다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다.”

 -향후 계획은. IOC 위원에 대한 생각은.

 “앞으로 구체적으로 뭘 할지 모르겠다. 일단 휴식을 취하고 싶다. (IOC 위원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피겨 스케이팅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나.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했던 것 같다. 살아가는 데 배울 점을 얻었다.”

 -가장 기억 남는 라이벌은.

 “아사다 마오(일본)다. 10년 넘게 라이벌이란 상황 속에서 경기를 했다. 어제 몸 풀러 나왔을 때 아사다가 눈물을 흘리던데 나도 울컥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소치 은메달리스트보다는 ‘나’란 선수가 있었다고 기억됐으면 좋겠다.”

소치=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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