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주치의] 발열·근육통·두통 전신증상 오면 요즘 유행하는 독감 의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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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아산 아이본소아청소년과 원장

추운 겨울에 피하기 힘든 질병이 독감이다. 감기 환자가 1000명당 12.1명을 초과하면 독감유행주의보가 발령된다. 현재 독감 환자는 1000명당 15.3명을 넘는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초 독감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많은 사람이 신종 인플루엔자의 확산을 우려하고 독감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독감은 감기 증세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독감이 일반 감기와 다른 점은 콧물·기침·인후통 등 국소적인 증상보다는 발열·근육통·두통 같은 전신적인 증상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주로 날씨가 춥고 건조한 10월부터 5월까지 독감 발생률이 높으며 요즘 유행하는 신종 인플루엔자는 젊은 사람들에게 자주 발병한다.

매년 9~11월에 백신 접종을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 백신의 경우 매년 9~11월에 하기를 권장한다. 접종 후 예방 가능한 항체를 형성하는데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우선 접종 대상으로는 50세 이상, 만성 폐질환, 심장 질환, 당뇨병, 신장 질환, 만성 간질환, 악성 종양, 면역 기능 저하 환자와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6~18세, 사회복지시설 및 요양원 등 집단 시설에서 치료나 요양 중인 사람, 의료인이다.

9세 미만은 적절한 항체를 얻기 위해 4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한 후 매년 접종을 하게 된다. 접종효과는 6개월 정도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만약 독감이 5월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에는 9·10월에 맞은 우선 접종 대상 환자는 한 차례 더 접종하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독감 환자는 격리, 치료해야 한다. 타미플루 등을 먹는 초기 5일이 지나거나 증상이 사라진 이후에도 3~5일 동안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법에 규정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감염기간 동안 쉴 수 있다. 학생도 이에 포함되며, 시험은 미술실이나 공작실 같은 별도 장소에서 따로 친다.

모유 수유 중에도 약 복용 가능

임신부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언제든 예방접종을 하고 타미플루를 먹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출산 후에 모유를 먹이는 산모도 접종과 약 복용이 가능하다. 단 독감에 걸리면 아기와 격리해야 하며, 독감 증세가 있는 아이도 가까운 병원에서 항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독감 예방접종을 못하는 출생 6개월 미만 신생아가 독감에 걸리면 일단 3차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된다. 태어난 지 6개월 이상 된 아기는 증세가 가벼워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고 동네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외출한 뒤 집에 오면 반드시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로 코와 입을 가려야 하며 사용한 휴지는 반드시 버리자. 기침을 한 뒤에도 손 씻기를 잊지 말아야 한다.

독감 환자와 생활 또는 접촉하거나 독감 유사 증세가 나타날 땐 즉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가족 중에 독감 환자가 있으면 방을 따로 쓰고 신체 접촉을 피한다. 가족 모두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게 좋다.

식사는 따로 하되 빨래·청소·설거지 등의 일상생활은 평소처럼 해도 괜찮다. 제때 예방접종을 하고 치료만 잘 받으면 독감은 무서운 질병이 아니다. 적절한 예방 수칙을 지키면 독감으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

김동운 아산 아이본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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