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가 한국의 우월성을 깨달아 공산화 포기 동서독과 같은 상태가 되면 상응한 헌법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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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특파원】김종필 국무총리는 29일 『북괴가 한국의 우월성을 깨달아 동서독과 같은 상태가 성립되면 그에 상응하는 헌법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단독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유신체제는 『동서독과 같은 조건이 형성될 때까지 앞으로 몇 년은 절대 필요하다』고 언명, 최근 재야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개헌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김 총리가 조일 기자와 가진 문답내용이다.
-「시이나」방한 후의 한·일 양국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양국 관계 회복은 별로 진전되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일본이 조총련을 단속해 주기 바란다는 것이 「시이나」 특사에 대한 한국의 요구였으나 일본의 사정도 있고 해서 한국 측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조속히 대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안다.』
-한·일 양국간에는 보통의 이국간 관계와는 다른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는 견해와 특별 취급을 하면 오히려 어긋난다는 견해가 있는데 어느 쪽이 옳은가.
『한·일 「플러스·알파」는 나의 종전부터의 주장이었다.
일본에는 남북 등거리 정책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북한이 동서독 정도의 관계를 유지한다면 이쪽도 생각을 넓힐 여지가 있으나 북은 초 「스탈린」주의다.
이러한 상대와 일본이 등거리 접촉을 하려는 것은 한국으로선 참을 수 없는 일이다.』
-한·일 관계가 어긋난 것은 김대중 사건 때부터다. 그 처리에 대해 일본 국민은 석연치 않은 것을 느끼고 있는데….
『불행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씻을 수 없는 금이 갔다. 정치문제화하지 않고 사건으로서 처리할 일이었다. 나는 「다나까」수상에게 왜 그러한 사건이 일어났는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깨끗이 해결됐다고는 할 수 없으나 지금은 본인이 무사히 귀국해서 자유로이 생활하고 있는 만큼 금후 다시는 그러한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김대중씨의 출국전망은.
『선거법 위반으로 계류 중인 몸이다. 그는 건강이 좋지 않아 일본에 진찰하러 간다고 출국한 후 일본과 미국서 정치활동을 했다.
그가 귀국했기 때문에 법원에서 소환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그는 재판이 끝나면 아무런 제약도 없다』
-두 일본인 문제의 정치적 해결전망은?
『재판이 끝나면 좀더 서로 얘기할 필요가 있는 문제다.
이런 일로 양국 관계가 어긋나는 것은 한국으로서도 바라지 않는다.』
-유신체제 하에서의 자유억압에 대해 한국이 자유국가라고 한다면 자유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일부 사람들이 민주회복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체가 자유로운 나라라는 증거다. 지금 박 대통령은 자유제국의 「리더쉽」이 약체화해서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하여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북한을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어느 정도는 참고서 건설에 노력하는 것만이 한국이 사는 길이다.
물론 그것도 50년까지도 끌어가자는 얘기는 아니다. 북한이 한국의 우월을 인정하고 어디를 찔러도 공산화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동서독과 같은 상태가 확립되면 그에 상응하는 헌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체제는 동서독과 같은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앞으로 몇 년간은 절대로 필요하다.』
-중앙정보부가 어두운 인상을 주고 있는데.
『그런 기관은 어느 나라에도 있으나 한국의 경우 어떤 계기로 지나치게 표면에 나온 느낌이 있다. 국내에서도 비판당해 신중히 행동하도록 절차탁마하고 있다.』
-한·일 정기각료회의의 개최시기와 성격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본의 지금 상태로서는 각료회의를 곧 여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일본의 형편이 좋을 때 열겠다.』
-한·일 국교 정상화에 따른 청구권자금은 내년으로 끝나는데 그 이후의 한·일 협력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일본과는 청구권 자금도 있으나 차차 등의 경제협력 관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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