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속에 버려진 객선 없는 낙도|소형어선이 유일한 교통수단….과승·과적예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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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목포=박근성기자】뱃길이 없는 낙도주민들은 해상사고의 무방비상태에서 언제나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정기여객선이 취항하지 않고 거룻배 마저 갖지 못한 외딴 섬사람들은 10t급 미만의 작은 어선이나 채취선을 도선으로 쓰면서 과적·과승등 무리한 운항을 예사로 해오지만 교통부 해운국과 해경등 해상감독당국의 단속은 사고가 날 때마다 형식적이고 눈가림에 그쳤으며. 낙도주민들에 대한 대책이 없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전국도서의 79%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도내 1천9백27개 섬 가운데 유인도4백2개의 절반에 이르는 2백여개소가 정기여객선이 없어 거룻배등 소형어선이 객선 구실을 하고 있는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섬이 가장 많은 전남도내 서남해 해안선 5천1백6km의 50%를 부정기어선이 주민과 화물수송을 맡고있는 셈이다.
특히 거룻배 동원이 잦은 여천군 거문도·개도·소리도·백야도·광도·고흥군의 시산도·지죽도·나로도·초도·진도·완도·신안군등 연안과 도서군 낙도에서는 언제나 조난의 위험을 안은 소형선박을 도선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연안 외 작은 포구에서는 파승·과적을 단속할 기관마저 없어 해상교통의 취약 지구가 되고있다.
이번 완도군내의 광진호 사고도 고작 20명이 타기에 알맞은 5·9t짜리 소형어선에 정원의 3배가 넘는 65명을 태우고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바다를 무리하게 운항했는데도 출발 때 부두에서 단속경찰관은『화물만 싣고 돌아오겠다』는 선장의 말만 듣고 점검을 소홀히 했었다.
더구나 섬 주민들의 사실상 교통수단이 되고있는 이들 소형어선들의 선장들은 거의가 무자격자로 항법조차 제대로 모르고 경험이나 눈대중으로 항해하고있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군소유66척의 도선 가운데 각 섬으로 관리권을 넘긴 57척의 선장들이 거의 무자격자들로 대부분의 낙도어선이 이 같은 실태아래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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