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예비고사와 본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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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5학년도 대학입학예비고사가 내일(13일) 실시된다. 이번 예비고사는 시·도별 복수지원제로 제도가 개혁된 이후 두 번째 실시되는 예시인데 올해의 지원경향을 보면 응시자수의 일반적인 분포와 대도시 집중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두 가지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총 응시자 수는 23만 3천여 명으로 지난해의 19만 4천여 명보다 거의 3만 명이 늘어난 셈이요, 비율로는 14.5%의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예상되는 전국의 평균 경쟁률은 99개 대학의 입학정원을 올해의 수준으로 잡는다면 2대1이 되리라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 경쟁률을 보면 서울과 부산만이 작년보다 높아지고 기타 지방 각도는 지난해 보다 약간이나마 낮아지고 있다. 대학진학 희망자들의 대도시 집중현장이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또 한가지 75학년도 예비고사에 특기할만한 일은 내년부터 전국 99개 대학 가운데서 93개 대학이 이번 예시성적을 본시험에 반영키로 했다는 점이다. 지난해엔 예시성적을 50%내지 1백% 반영한 대학은 겨우 3, 개뿐이었고, 그 일부를 본시험에 반영키로 한 대학들도 기껏 20% 미만을 반영하는 것이 고작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 내년부터 이를 반영하는 대학의 수와 또 그의 반영률이 전반적으로 높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예비고사의 존재이유와 그의 권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동시에 그만큼 강제성이 커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선 예비고사의 합격률을 해마다 입학정원의 2배 수준으로 묶어둔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고사자체의 성공여하가 아니라 이와 같이 임의의 기준에 따라 합격자수를 제한하게되면 지원자들의 자질에 상관없이 해마다 일정율의 낙제자들이 양산된다.
75년도 예비고시의 경우 그같이 해서 탈락될 응시자 수는 10만 명을 헤아리고 있다. 이것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사회적·교육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있는 재수생 집단을 갈수록 눈사람처럼 부풀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처럼 타의에 의한 예비고사 합격률의 책정은 가뜩이나 골치 아픈 재수생 문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 할 것이다.
더우기 예비고사에 합격했다 해서 곧 진학이 되는 것이 아니고, 다시 대학마다 개별적으로 본시험을 치러야할 바에야 예비고사에서는 다음의 본고사를 치를만한 평균수준 이상의 응시자들은 대학입학 정원에 아랑곳없이 일정한 수준에서 무제한적으로 합격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또 한가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올해에 예시에 합격했다가도 대학의 본시험에 떨어지게 되면 내년엔 다시 예비고사부터 새로 치러야 한다는 제도이다. 예비고사가 원래 대학입학시험 응시자격을 따기 위한 시험이라 한다면 한번 그에 합격이 되면 대학의 본시험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다시는 예비고사는 치르지 않아도 되던가 적어도 몇 년 동안은 일단 획득한 대학입시 응시자격이 계속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사리가 그러하다면 바로 75학년도 예비고사 결과부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촉구한다.
끝으로 우리는 올해 대입예비고시의 수험생들에게 열렬한 성원을 보내고자 한다. 평소부터 쌓아온 실력을 십분 발휘하도록 침착을 잃지 말 것을 우선 부탁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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