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어두워도 대화는 계속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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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일권 국회의장은 9일『내주 중에 국회의장단과 여-야 총무 단 연석회의를 열어 개헌특위 안에 대한 여-야 절충을 시도해보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의장 실에서 여당 측의 김용태 공화당 총무·민병권 유정회 총무와 만난 데 이어 따로 김형일 신민당 총무와 접촉, 중재에 나설 뜻을 전달했다. 정 의장은 내주에 여야 원내총무 외에 여-야 고위 당직자들과도 광범위하게 접촉한 뒤 자신의 타협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한 여당간부가 전했다. 김 공화당 총무는『내주의 의장단·총무 단 연석회의에서 진전이 없으면 여당 단독으로 예산심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은 오는11일 국회상임위원장 회의를 소집, 단독 국회운영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김형일 신민당총무는 정 의장을 만난 후『의장이 경색을 풀 묘안을 갖고 있지 않더라』고 전하고『지금 같아서는 전망이 어두워 야당은 내주에 제2단계 개헌투쟁을 벌이면서 대여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총무들은 9일 만나 절충을 벌였으나 진전이 없었다. 여당소속의 정일권 국회의장과 신민당의 이철승 부의장으로부터 중재방안을 듣는다.

<정일권 의장>
▲공전국회를 타개할 중재 안은=여-야가 모이기도 전에 말할 수 있겠는가.「개헌」을 전제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하다.
▲「개헌」이란 용어를 명칭에 넣을 수도 있다는 신축성이 있는가=상식 밖의 얘기다. 원내총무선 이상의 것이 있을 수 없다.
▲국회의장단 원내총무 단 연석회의를 언제 소집하겠는가=내주 중에 하겠다.
▲연석회의에서 절충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가=여-야가 서로 대화를 나눈다는 것 이외에 국회에 무슨 무기가 있겠는가.
협상은 낙관도 비관도 없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서로양보가 없기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
▲대화하는 가운데 절충안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은가=여야가 서로 접촉했고 나도 양측을 다 만났으나 아직 뚜렷한 전망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야당이 요구하는 특위명칭에「개헌」을 명기하는 문제에 대해 명백히 할 수 없는가=그것은 의장이 하는 것이 아니고 여야당이 하는 것이다.
▲국회가 계속 공전되어서야 되겠는가=하루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의장단과 여-야당의 원내대표들과의 회담을 주선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야당이 원내에서 입법과 예산심의 등의 책무를 우선적으로 해주도록 계속 요망하고 있다.

<이철승 부의장>
▲의장단에서 중재에 나서기로 합의했는가=합의한 바는 없다. 개헌문제는 당과 당의 문제니 만큼 의장단이 개입해봐야 실효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지금까지의 여-야 협상자세로 보아 앞으로 타결될 수 있다고 보는가=쌍방이 처음부터 「올·오어·나딩」으로 나가는 이상 타결은 어렵다.
여당도 우선 개헌을「터부」시하는 입장을 떠나「헌법도 고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실질적인 국민결속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야당은 야당대로 개헌의 시기나 내용·방법 등에 있어 대안을 갖고 나가야한다고 본다.
▲원내총무선의 협상만으로 타결이 가능하다고 보는가=원내총무라는 단선만 갖고 협상을 한다고 하는데 실효를 얻자는 것인지 만나보고 헤어지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쌍방의 전제나 방법론으로 보아 협상하자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중재에 나선다면 복안이 있는가=여야가 전권을 맡긴다면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을 취하겠지만 전권을 맡기지 않은 지금으로서는 구체적 생각을 밝힐 수 없다.
▲여야당론의 재조정은 가능하다고 보는가=현실적으로 재조정이 가능한 지는 나로선 알 수 없다.
여야가 다같이 의회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이상 대화·토론·조정이 민주주의의 내용인 만큼 의회를 통한 대화·토론·조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개헌을 하자는 것도 민주주의를 회복하자는 것이요, 개헌을 말자는 측도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닌 만큼 대화·토론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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