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 수상은 퇴진할 것인가|이전삼전 거듭할 일 정국의 향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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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나까」말고는 누구라도 좋다』-.
자민당 반 주류파의 한 의원은 이렇게 내뱉을 정도로「다나까」수상에 대한 당내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으며 국민의 지지도도 바닥을 쳤다.
얼마전「마이니찌」신문이 조사한「다나까」내각의 지지율은 18%, 시사통신 조사로는 14%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은 30여%. 이러한 자민당과「다나까」수상에 대한 지지율의「갭」이 이야말로『한치 앞이 캄캄절벽』이라는 한 자민당 간부의 말처럼 일본의 현 정국을 점치는 하나의 유력한 시사가 된다.
격동하는 현 정국에 대처한「다나까」내각의 전략으로서 생각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
첫째가 강경한 돌파 작전에 의한 현 체제 유지, 둘째는 첫 번째 전략이 벽에 부딪칠 경우의 의회 해산, 세째가「다나까」퇴진이다.
지난주 초만 해도「다나까」수상은 돌파 작전을 강행키로 결심, 내각을 소장파 중심의 돌격 내각으로 개편하려는 일련의 인사 구상에 몰두했으며 따라서 국회 주변에서는 여야 격돌에 의한 국회의 조기 해산설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문예춘추 기사를 계기로 사면초가가 된「다나까」수상은 이러한 거친 수법을 쓰기가 어렵게 되었다.
남은 길은 국회해산 또는 내각 총사퇴. 「다나까」수상은 국회 해산 안에도 상당히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참의원과는 달리 선거구가 적은 중의원 선거는 지연 등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민당에 승산이 있고 당의 주도권과 대금을 장악하고 있는 주류파가 반주류파 보다 유리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나 해산 안에는 야당과 자민당 반주류파는 물론 주류파 내부에서도 강력한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중도적 장로 정치인들 역시 이의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무릅쓰고「다나까」수상이 해산을 강행한다면 자민당은 분당을 포함한 결정적 내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다나까」수상은 퇴진할 것인가? 이미「다나까」수상은 취소하기 어려운 외교「스케줄」들을 소화한 다음에는 퇴진하기로 결심했다는 설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자민당 주류파는 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사태 진전과 노력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반주류파에서는 퇴진을 전제로 한 장로공작에 주력하는 등 자민당 각파는 임전 태세를 갖춘 가운데 맹렬한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의 자민당 파벌별 세력분포(중·참의원 합계)는「다나까」(전중·91)·「오오히라」(대평·68)파 합계가 1백59, 이에 맞서는「후꾸다」(복전·84)·「미끼」(삼목·46)파 합계는 1백30, 여기에 사실상 양분된「나까소네」파가 42·「시이나」(추명·20)·「미즈다」(수전·13)·「후나다」(선전·12)·「이시이」(석정·8)등 중문파 합계는 53.
이렇듯 팽팽한 세력 분포에서 당을 깰 위험이 있는 정면 충돌을 피하자면 타협의 길 밖에는 없으며 따라서 당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장로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미묘하게 얽힌 파벌의 산수가 내놓은「포스트」「다나까」의 회답은 미지수이며 정국은 앞으로도 이전삼전 할 것이 예상될 이 만큼 안개에 싸여 있다. 【동경=박동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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