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쌀 때에 원자재 비축을 강행 내·외 수요 감퇴 등이 불황초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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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4분기이래 광업·요업·금속제품·식료품 제조업을 제외한 전 업계가 심각한 불황에 빠져 왔으며 특히 수출 대종 품목인 합판·섬유류는 타격이 가장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대한상의가 발표한 「불황업계 실태조사결과보고」에 의하면 이와 같은 불황은 해외수요의 감퇴 및 내수부진 외에 값이 비쌀 때에 원자재 비축을 강행하는 바람에 수출채산성이 악화된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불황의 공통적인 특징은 업계의 생산능력이 작년이래 수출주도형으로 크게 확장되어 수출과 내수의 비율이 7대3에 이르렀기 때문에 수출경기의 후퇴가 심각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각 업계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합판=수출이 약60%줄었으며 재고는 평균치의 3.5배인 2백50억원.
수출가격이 지난해 67「달러」에서 45「달러」로 떨어진데다가 원목은 가장 비싼 시기에 비축했으므로 채산을 맞추기가 극히 어렵다.
전체종업원 2만6천4백 명 가운데 이미 5천 명을 해고했고 완전휴업도 시간문제다.
▲면방=재고는 지난해 동기 비 면사가 6.3배, 직물류가 2.6배씩 증가했다.
수출은 9월 들어 신용장 내도가 작년 9월에 비해 50%나 줄었고 3∼9월의 내수 역시 절반으로 떨어졌다.
▲생사=작년8월의 재고는 50t이었으나 금년 8월에는 무려 24배나 늘어난 1천2백t.
일본의 수입규제가 풀릴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전망은 계속 어두운 편이다.
▲화함=수출이 작년 동기비 80%나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는 적정수준의 4배나 되는 1천5백65만㎏이다.
이것은 지난해에 급격한 시설확장을 단행, 일산능력이 4백t에서 7백33t으로 늘어난 때문이다.
▲의류=25∼30%의 생산감소에도 재고는 67∼1백32%가 증가했다.
전체종업원가운데 이미 5천 여명이 해고되었다.
▲전자·전기=8∼9월을 고비로 신용장 내도의 둔화가 현저히 나타났다. 완제품 업체는 여전히 완전 가동중이지만 부품업체의 가동률은 이미 70∼80%로 떨어졌다.
▲고무=신발류의 수출감소추세가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생고무 값이 떨어져서 지난해에 비축한 원자재로는 채산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종업원은 3만5천명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나 곧 조업단축이 단행될 전망이다.
▲제지=8월말 현재 1백20억원 어치(5만t)의 재고부담을 안고 있으며 「펄프」비축에 따른 자금압박이 큰 문제다.
▲건설=공업용건축이 8월말 현재 작년 동기비 30%나 감소했고 해외건설도 0.3%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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