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역할에 충실|세 발 달린 솥의 그 「발」을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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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로 「결혼」을 설명하여 그 중요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결혼한 지 40년이 되는 나로서는 분명한 말을 찾아내기가 힘들다.
우리가 옛날에 쓰던 발이 3개 달린 무쇠 솥을 생각해본다. 그 3개의 발은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협조하여 솥을 든든히 받치고 서서 그 솥에 맛있는 밥을 짓고 따끈한 국을 끓인다.
결혼하는 당사자들은 바로 이 3개의 발과 같다. 서로 협조하고 이해하며 사랑하는 가운데 가정이라는 솥 안에서는 항상 훈훈한 김이 피어오르는 것이다.
3개의 발은 긴장 속에서만 그 균형이 유지된다. 잠시라도 한발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솥은 엎어지고 가정의 안락은 깨진다. 결혼의 행복은 이렇듯 쉴 새 없는 노력 속에서만 얻어진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안수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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