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상 삼각 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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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김동조 외무장관은 27일「키신저」미 국무장관과 만나 「포드」대통령의 방한과 주한「유엔」군사의 장래를 포함한 「유엔」대책을 협의한데 이어 「기무라」일본 외상과도 만나 한·일 외상회담을 조속한 시일 안에 열고 「유엔」전략에서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이날「키신저」장관은 김 장관을 만나기에 앞서 「기무라」외상을 만남으로써 일종의 한·일·미 3각 외상회담이 열린 셈이 되었다. 약20분 동안 「키신저」장관을 만나고 나온 김 외무는 「포드」방한의 제반문제와 「유엔」문제를 주로 협의했다고 밝히고 「키신저」와의 면담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키신저」를 만나기 앞서 「시스코」차관과 잠시, 「하비브」차관보와 40분간,
「버험」차관보와는 주로 「유엔」에서의 한국문제 토의에 관한 분위기와 전망같은 것이 협의됐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버험」차관보가「유엔」총회에서 한국문제결의안 두 개가 단일의제로 된 것을 다행이라고 말하고 우방측 결의안은 현실적이기 때문에 많은 지지를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 장관은 「기무라」외상과는 37분 동안 일본대사관에서 만나 8·15사건 이후의 한·일간의 우호증진의 필요성, 「유엔」에서의 일본의 역할 그리고 한·일 각료회담 개최시기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두 사람이 각료회담을 조속히 여는 것이 좋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말하고 각료회담은 금년 안에 열릴 것으로 보아도 좋다고 말했다. 시기는 두 사람이 귀국하여 조정하기로 했다고 김 장관은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측의 대변인은 김·「기무라」회담결과의 발표에서 한·일 각료회담이 조속한 시일 안에 열린다는 말은 일체 하지 않았다. 「기무라」일본외상은 김 장관의 발언 내용을 전해듣고 『그것은 잘못 해석한 것』이라면서 『각료회담을 열만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김 장관에게 얘기했다』고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일 관계의 부분에 대해서 김 장관은 자기와 「기무라」외상이 두 나라 관계는 8·15사건 이후 새로운 차원, 그리고 대등한 입장에서 우호와 협력관계를 증진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기무라」회담이 끝난 뒤 일본측의 대변인은 이날의 김·「기무라」회담이 「기무라」의 요청으로 마련되었다는 김 장관의 말을 전면으로 부인하고 회담을 요청한 것은 김 장관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회담 장소로 일본 대사관의 관저가 선택된 것은 함병춘 대사가 부재중이라 한국 대사관저로 「기무라」를 초청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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