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혈가격 그대로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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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도와 박애정신으로 헌혈한 혈액이 시중의료기관에 넘어가 매혈(賣血)값에 수혈되고 있어 공혈자 (供血者)의 참뜻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간다.
26일 조사로는 국립의료원의 경우 지난 4월1일부터 매혈제를 폐지, 소요 혈액전량 (월 4백cc리 약 7백병)을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의 헌혈로 충당하고 있으나 혈액값은 종전의 메혈가 3천5백원을 그대로 받고있다.
매혈가 3천5백원은 매혈자에게 지급되는 혈액대 1천5백원과 병값·냉동보관료·검사료 등 재료대 1천3백원 및 의료기관의 처치료 (주사료) 7백원의 구성.
그러나 헌혈의 경우는 혈액대 1천5백원이 나가지않아 최근 인상된 재료대 2천원만 받고 각급 의료기관에 사실상 무상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헌혈의 경우 일선 의료기관에선 처치료 7백원을 가산, 2천7백원에 수혈해야 마땅하나 종전 매혈가 3천5백원을 그대로 받음으로써 헌혈자의 참뜻이 극빈자 등 환자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엉뚱하게 병윈 수입으로만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서을대 의대 병원도 한적 혈액원의 현혈을 일부 제공 받고있으나 3천5백원 균일로 수혈을 하고 있다.
또 월 1백50병∼2백병의 헌혈을 제공받고 있는 또 모병원의 경우는 현혈의 재고가 많을때만 2천7백원을 받고 달리면 3천5백윈으로 올려받는 등 한적 헌혈을 제공받고 있는 10여 주요의료기관이 모두 비슷한 관리를 하고있는 실태이다.
이같은 헌혈의 매혈가 수혈은 환자가 헌혈인지 매혈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병원 수입을 올리기 위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헌혈 제공처인 한적 혈액원 당무자는『인도주의와 박애정신으로 헌혈된 피를 갖고가 매혈값에 수혈한다는 것은 헌혈운동 뒷전에서 잇속을 도모하는 처사』라고 지적하고 관계 병원의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적 혈액원은 매월 4천병 가량의 헌혈을 받아 각급 의료기관에 재료 조작비만 받고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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