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수명 더 있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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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판=박동순 특파원】일본 경찰은 박 대통령 저격범 문세광(23)의 자백에 따라 19일 김호룡 등 배후 관련 혐의자들에 대한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일본 경찰은 이미 그 동안 수사 결과 범인 문은 단순한 「테러」분자이고 배후에는 문을 한국에 파견하고 문의 활동을 도와준 거대한 조직이 있다는 혐의를 굳히고 있다.
일본 경찰은 ▲권총을 도난당한 대판부경 고진 파출소에 남겨진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과 구두의 크기가 21.5cm이나 문의 발의크기는 26.5cm로 밝혀져 공범이 있음이 굳어졋고 ▲권총 도난 당시 탐문수사에서 감시 역할을 한 공범을 목격했다는 증인들이 문의 인상이 공범의 인상과 틀리다고 진술한 점 ▲범인들의 유류품이 파출소 안에 여러 곳에 떨어져있는 점 ▲문의 아내 강씨가 권청 도난 당일 문과 함께 집에 있었다고 한 점 등으로 보아 권총 입수 과정서만도 여러 공범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특히 문의 집 마루 밑에서 발견된 권총이 기름으로 잘 닦여지고 손수건·유지 등으로 4중 포장된 사실을 밝혀내고 총기 취급에 익숙한 다른 공범이 총을 은닉했다가 문의 범행이 실패했을 경우, 제2의 범행을 기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요시이·유끼오」부부가 5월5일 「고오베」에서 「유끼오」의 필적으로 명단을 적고 만경봉호에 승선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이 이 배를 두 번 탄 것인지의 여부와 「고오베」에서 「요시이·유끼오」를 가장한 문세광이 탄 것이 아니었는지의 여부도 아울러 캐고있다.
「요시이·유끼오」는 17일 기자 회견에서 이때 승선한 사람은 자신이 틀림없으며 이때 사회 과학 연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조 연구회라는 대판 좌익 단체 인사 6∼7명도 합께 탔다고 주장했었다.
일본 경찰은 문의 자택에서 탄괴·장난감 권총·종이 화약 등을 발견, 문이 1년 전부터 권총 쏘는 것을 비밀히 연구해 온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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