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수학] 드라마 속 카드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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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인기 드라마 '올인'의 남자 주인공은 포커의 달인이다. 세계 대회에 출전한 주인공은 풀하우스로 우승한다.

풀하우스를 가질 확률은 얼마일까. 0.0014에 불과하다. 그러니 '올인'의 주인공은 실력도 갖추었지만 상당한 운도 따랐다고 하겠다.

포커의 원페어에서부터 로열스트레이트 플러시까지의 확률은 다음과 같다.

▶원페어=0.423▶투페어=0.048▶트리플=0.021▶스트레이트=0.004▶플러시=0.002▶풀하우스=0.0014▶포카드=0.00024▶스트레이트 플러시=0.000014▶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0.0000015.

잘 안나오는, 그러니까 확률이 낮은 것의 서열이 높게 정해진 것을 보면,포커는 상당히 수학적으로 고안된 게임이다.

미국에서 포커 다음으로 인기 있는 게임은 블랙잭이다. 가지고 있는 카드 숫자의 합이 21보다 작거나 같아야 하며, 21에 가까울수록 이기는 것이 블랙잭의 규칙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수학자 에드워드 솔프는 1960년 미국수학회에서 '행운의 공식:블랙잭의 성공 전략'이란 것을 발표했다. 솔프 자신이 그 이론에 따라 하루 남짓을 카지노에서 보낸 뒤 돈을 두배로 불리기도 했다.

수학적 확률 계산에 의해 세워진 솔프의 블랙잭 전략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패의 합이 11 이하면 카드를 더 받고, 17 이상이면 받지 않는다. 패의 합이 12~16일 때에는 딜러가 뒤집어 놓은 패를 살펴라. 만일 그게 7보다 큰 수(에이스 포함)이면 더 받고, 2~6이면 그만 받는다.'

솔프의 연구는 도박과 수학이 관계를 맺은 예다. 이런 예는 17세기에도 있었다. 프랑스의 유명한 수학자 파스칼에게는 드 메레라는 전문 도박사 친구가 있었다. 친구로부터 도박과 관련한 확률 문제를 질문받은 파스칼은 답을 찾는 과정에서 '이항정리'라는 수학 공식을 유도하게 됐다고 한다.

카지노에는 여러가지 게임이 있는데, 고객이 돈을 딸 확률이 모두 다르다. 가장 유리한 것이 블랙잭이고 다음이 크랩이며 바카라나 룰렛은 이기기 어렵다는 게 수학적으로 증명되어 있다.

이렇게 각 게임들의 확률적 특성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하면 정말 돈을 딸 수 있을까. 그렇다면 확률을 잘 아는 수학자들은 모두 갑부가 돼 있을 터. 확률은 '아주 많이 게임을 하면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된다'는 것일 뿐, 몇십판의 결과가 정확히 이렇게 나온다고 얘기해 주지는 않는다.

단지 여러 게임의 승률과 성공 전략을 염두에 둔다면, 돈을 잃을 가능성은 조금 낮아질 것이다.

박경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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