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와 섹스」논쟁 물고 온 불 다니엘루 추기경 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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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는 지금 『성직자와 섹스』라는 가장 흥미진진한 문제가 얽힌 한 사건을 놓고 교회 대 신문, 교회 안의 자유파 대 보수파의 논쟁으로 한창 들끓고 있다.
『다니엘루 추기경 사건』으로 불리는 이 「스캔들」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5월 20일 하오「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가톨릭」성직자이자 「프랑스」학술원의 명예 종신회원이기도한「장·다니엘루」추기경(69)은 「파리」 제17구 「뒤롱」가 59번지의 한「아파트」를 찾아갔다.
그가 4층의 한 방문을 두드렸을때 나타난 금발머리의 미녀는 「미미·상토니」라는 24세의 「스트립·댄서」로 그녀의 남편은 뚜쟁이 혐의로 복역 중이었다.
「다니엘루」추기경이 「미미」의 방에 들어간지 얼마 안 되어 「미미」양은 허겁지겁 경찰에 전화를 걸어 그가 갑자기 쓰러지더니 숨이 끊어졌다고 연락했다.
교회 간부들과 경찰이「아파트」로 몰려갔을 때 그녀는 엶은 실내복차림으로 이들을 맞았다. 「다니엘루」추기경의 사망원인은 심장마비였고 조사결과 그의 호주머니에는 수천「프랑」의 돈이 들어 있었다.
예수파「프랑스」교구의 「앙드레·코스트」신부는 각 신문에 전화를 걸어 이 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숨겨 줄 것을 부탁했으며 이에 따라 「르·피가로」지는 「다니엘루」추기경이 『친구 집을 찾아가다 노상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도했고, 「르·몽드」지의 기사는 「미미」양의 집 주소까지는 들먹였지만 『계단에서 숨졌다』고 되어있었다.
그러나 반 교회적인 주간지「르·카나르·앙세네」만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동지는 이사건의 경위를 자세히 보도하면서 수년 전까지만 해도 진보파로 행세하다가 최근 보수파로 전향, 교황의 무류설 및 성직자의 독신을 열렬하게 옹호한 이 추기경에 대해 온갖『불경』스러운 야유를 서슴지 않았다.
「르·카나르·앙세네」지는 『그가 현장에 고해를 들으러 갔다고 믿는 게 속이 편하겠다』고 비꼰 뒤 『그가 아름다운「미미」의 팔에 안겨 죽었더라면 추문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보기로는 그것은 근사한 죽음이다. 우리는 성직자의 독신주의에는 찬성한 적이 없다』고 조롱했다.
오락지인「르·메이외르」지는 추기경이 죽은 뒤 자취를 감추어버린 「미미」양과의 「인터뷰」기사를 실었는데 그녀는『추기경이 내방에서 죽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사이는 남들이 자꾸 그렇게 생각하러 드는 것 같은 죄스러운 관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녀는「다니엘루」추기경이 3개월 전부터 1주일에 한번씩 그녀의「아파트」를 찾아왔던 사실을 인정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신의 사도로서의 임무를 학대받은 사람들에게까지 뻗치려했다고 찬양하던 교회측은 뒤늦게 협박을 받고있는 모 고위층을 위해 「다니엘루」추기경이 중재자로 나선 것이며 수천 「프랑」의 돈으로 「미미」를 구워 삶으려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또 「다니엘루」추기경에 대한 「파렴치한 풍자」들을 비난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한 「다니엘루」추기경은 그럴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교회가 모르고있는「다니엘루」추기경의 다른 면』에 대한 변호는 될 수 없었다. 「가톨릭」계 신문「르·크로와」는 『사실이 어떻든 우리 「크리스천」모두가 죄인』이라고 한탄했다. 그의 교우인 「자비에르·틸리에트」신부도 그가 성직자로 허용된 한계를 벗어났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쾌활한「프랑스」인들 중에는 「다니엘루」추기경이 정말 2중 생활을 했다면 그를 존경하겠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생겼고 교회의 진보파 측은 이「스캔들」로 인해「로마·가톨릭」성직자들에게도 결혼이 허용될 날이 더 빨리 닥쳐오리라고 희망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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