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기독교 비하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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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의 새 코너가 '특정 종교 비하' 논란에 올랐다.

20일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한 신인 여자 개그맨이 선보인 '뚱뚱교 개그'가 음식물을 신격화하며 기독교를 폄훼했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항의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 나라 개그가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개신교도라는 한 시청자는 "기독교 고난주간인데다가 주일에 이런 개그를 마주해야한다니 참담하다"며 "신성모독이며, 찬송가를 바꾸어 생명의 존엄성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며 분개했다. 특히 "고등어가 소금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고등어께서 30분만에 맛있는 음식으로 부활하셨다"고 언급한 부분이 집중 질타를 받았다.

꼭 특정종교를 집어 개그의 소재로 삼아야 했냐는 기독교인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좀 더 신중을 기해야했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그러나 또다른 시청자들은 일부 목사들과 기독교인들의 행태를 비난하며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하며 '개그콘서트'를 모욕하지 말라"며 '개그콘서트'를 편들고 나서기도 했다. 종교에 대한 패러디를 용납하지 못하고 유독 종교문제에만 패싸움 하듯 민감한 국민성을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반응에 이날 자정 제작진은 게시판에 해명성 글을 올려 사태 수습에 나섰다.

제작진은 이 글을 통해 "뚱뚱교 개그가 본의 아니게 기독교를 비하한 것으로 이해하셨다면 우선 사과드린다"며 "그러나 진실을 말씀 드리자면, 모든 음식을 신격화하는 것에서 발상된 개그로 절대 특정 종교를 비하할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본질은 '사이비'에 대한 풍자, 외모 만능시대에 대한 역설적이 풍자이지 결코 기독교에 대한 비하나 모독은 티끌만큼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고갈비로 다시 태어난 고등어는 예수님의 부활을 모독한 것이 아니라, 하찮은 고등어에 신격을 부여한 것이고, 하잖은 고등어에 전지전능한 신격을 부여한다는 발상이 뚱뚱교의 코미디"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개사되어 불려진 가락도 그 원곡은 '존 브라운의 시체'라는 미국의 군가 아니냐. 단지 개신교 신자들이 군가를 개사해 찬송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말 순순한 의도로 만든 코미디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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