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의 자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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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닉슨」도 이제는 하원에서 자기의 탄핵 안이 통과되든 말든 대통령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은 모양이다.
탄핵 안은 절대로 상원에서는 통과되지 않으리라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상원에서는 3분의 2선을 넘어야 탄핵된다. 그러나「닉슨」의 계산으로는 34명의 상원의원은 이미 확보되어있는 것이다.
우선 하늘이 무너져도「닉슨」을 지지하겠다는 친위 병이 22명이나 된다. 그 중에는 대통령녹음사본을 읽은 다음에도『아무도 완전무결하지는 않다』면서「닉슨」을 두둔한「월리엄·스코트」가 있다.
남「캐를라이나」출신의「스톰·서먼드」는 한때 극우단체인「큐·클럭스·클랜」과도 관계가 있던 의원이다. 비록『고민 속에 잠겨있다』지만「존·타워」군사위원도 막상 투표할 때에는「닉슨」을 지지할 것은 틀림이 없다.
이밖에도「윌리스·베니트」,「영」등의 재향군인회출신의원들이 있다. 그리고 또 민주당소속의원 중에도 철저한 지지자들이 있다. 상원군사위원장인「존·스테니스」와「워터게이트」조사위원인「에드워드·그루니」또는「앨런」등이다. 독립당의「하리·바드」와 같은 철저한 극우파의원도 있다.
이들을 모두 합치면 22명이 된다. 여기에 준 친위대 급의 16명이 있다. 「애들레이·스티븐슨」의 2세와「태프트」의 2세 등이 여기 속한다. 『통탄스럽다』고 녹음사본을 평한바 있는 공화당상원원내총무「휴·스코트」도 막상 표를 던질 때에는「닉슨」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합산하면 도합 38명이나 된다. 「닉슨」이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도 사실은 이런 친위대가 등뒤에서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당은 대통령을 옹호해야할 하등의 책무를 느끼지 않는다.』이렇게 지난주에 공화당의「로웰·위커」의원이 공언한 바 있다.
「닉슨」이 믿고 있는 것도 이제는 당이 아니다. 개인적인 친분관계다. 이것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당 내외의 여론이 어떻다해도 그로서는 두려울 것은 없다.
물론「골드워터」와 같은 원로가 당을 대표해서 정식으로 그에게 사퇴하기를 요구하는 것이 두렵기는 할 것이다.
그렇다고 물러설「닉슨」은 아니다. 또한「골드워터」와 같이 오랜 친교가 있던 지지자가 앞장 나서서 사퇴권유를 하리라고는「닉슨」은 예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닉슨」자신이 믿고 있는 것은 따로 있다. 곧 대통령탄핵과 같은 극단적인 절차를 되도록 피하려는 미국 민의 양식과 몰린 자에 동정하고 싶어지는 군중의 심리다. 그밖에 또 하나 민주당의 선거전략의 일환이 곧「워터게이트」사건임을 미국 민이 알 날이 꼭 올 것이라는 자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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