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품귀 장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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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5월에 들면서 빚어진 서울시내 쇠고기 품귀파동은 도매시장 축산부가 아직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식육산매상들이 이윤이 맞지않는다고 지육의 경매에 응하지 않는 등 팽팽하게 맞서 장기화되고 있다.
이때문에 시내 1천7백93개 푸줏간중 20%인 3백50여곳이 문을 닫았으며 시내 중심가 정육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매상들이 쇠고기판매를 기피해 소비자만 골탕을 먹고있다.
특히 정육산매상들은 축산부가 문을 연지 18일째인 13일 시대행업체인 성풍경매장(성동구마장동220)에 몰려가 『지육가를 kg당 1천원선이하로 내려줄 것』을 요구하며 항의소동을 벌여 경매가 중단되는 험한 사태를 빚기도 했다.
도매시장축산부는 서울시가 물먹인소를 없애고 쇠구기유통과정의 중간단계를 줄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함께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문을 열었으나 식육산매상들은 과거의 유통과정에서확보한 상당한 이익을 잃게됐고 상당수의 중매인들이 직장을 잃어 새로운 판매제를 외면하고있다.
서울시상정당국은 고기를 도매시장을 거쳐 반출하게되자 지금까지 은폐했던 세원이 완전히 드러나게됨에 따라 심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서울시내 1일 쇠고기수요량은 3백마리 (겨울철4백마리). 지난달25일 성풍과협진등 2개도매시장이 문을 연후 1일 낙찰된 지육은 평균1백40마리꼴로 이중 1백마리를 요식업자들이 구입하고 나머지 40마리를 식육산매상들이 사 일반소비자들에게 팔아온 셈.
이같은 공급부족은 결과적으로 도매시장에서의 경매가격을 높여줘 지육낙찰가격이 적정선인 1천원선을 넘게됐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산출한 지육낙찰가격 적정선은 kg당 1천원선 (최고 1천50원까지).
이 적정선이 도매시장에서 형성되지 않는 이유를 두고 시와 업자들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되풀이 하고있다.
시당국은 업자들이 질좋은 고기를 구입하기 위해 응찰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주장인데 반해 업자들은 대행업자들이 지육가격을 떨어뜨리면 출하자가 소를 위탁하지 않기때문에 값을높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엇갈린 주장에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서울시가 농번기인 봄철에 축산부를 개장,공급에 대한 계획을 고려치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며 업자들은 새판매제를 의식적으로 기피함으로써 해묵은 이익을 확보하려는 고집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매시장이 문을 연후 지육낙찰가격은 kg당 최저8백39원(5일·성풍) 최고1천1백89원(4월30일·성풍)이었으며 상장된 소가 l백50마리선을 넘어선 지난1일부터 최고가격이 대부분 1천1백원선을 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9년에도 도매시장을 개설했다가 업자들의 반발로 문을 닫았었다. <이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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