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첩사건 은폐에 16만불 지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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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본9일UPI동양】「빌리·브란트」전 서독수상은 동독간첩출신인 한 여성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으며 이 사실을 안 서독연방정보국은 브란트와의 관계를 서술한 회고록 출판을 막기 위해 16만3천 달러를 이 여자에게 지불했다고 서독신문「빌트」지가 9일 크게 보도했다.
우익「스프링거」계 신문의 하나인「빌트」지는 브란트 수상이 하원의원시절인 50년대 「수잔·시버즈」라는 동독여간첩과 연애관계에 있었으며 이 여자는 브란트에 대한 첩보임무를 띠고 그와 사귀었으나 결국 그를 사랑하게 되어 간첩임무를 포기, 동독에 감금된 일도 있다고 한다.
이 보도는「시버」가 지난 50년대에 여기자로 활약하면서 젊은 브란트에게 접근, 그의 동태를 동독에 보고했었으며 그후 브란트를 사랑하게 되자 간첩임무를 포기하고 동독으로 돌아갔다가 동독당국의 분노를 사 투옥되었다고 말했다.
「시버즈」는 그 후 석방되자 서독으로 탈출해 브란트 수상에게 다시 접근하여 서독정부에 일자리를 얻었으며 최근 브란트와의 관계를 서술한 회고록을 출판할 계획이었으나 이 사실을 안 수상 실 직속 연방정보국이 그녀를 매수, 회고록 출판을 포기토록 했다고「빌트」지는 밝혔다. 이 신문은 또 지난날 동독간첩임이 판명돼 구속된 전 수상 개인보좌관「귄터·길라우메」가「브란트」와 「시버즈」와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고「브란트」수상 주변의 다른 여자관계 내막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월간지「퀴크」와「뒤셀도르프」의 일간지「라이니세·포스트」도 이날「빌트」지와 유사한 보도를 했다.
한편 정부대변인은 이 보도에 관해『현재로선 논평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카를·카르스텐스」기민당 하원총무는『이는 매우 중요한 폭로이다. 누가 돈을 지불했으며 무엇 때문에 지불했는가를 캐보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 야당이 이 새로운 폭로내용을 크게 문제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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