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국제항으로 면모일신|착공 8년만에 준공된 인천 제2「도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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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천항 제2「도크」공사는 쓰인 돈과 기간만 봐도 그 규모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정부투자 1백50억원과 민간투자 43억원을 합친 총 공사비는 1백93억원. 경인고속도로 건설에 쓰인 돈이 34억원이니까 경인고속도로 6개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공사기간은 꼬박 8년. 3백여 개의 다리를 놓고 l천여 개의 산을 깎아 내렸던 경부고속도로 건설이 2년만에 끝난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난공사였는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제2「도크」공사란 쉽게 말해서 인천 앞 바다를 인공호수로 만드는 작업 .월미도·소 월미도와 해안 사이에 둑을 쌓고 그사이에 2개의 갑문을 설치, 배를 드나들게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업은 19l1년에서 23년 사이에도 있었다. 4천5백t급 3척과 2천t급 4척이 부두에 닿도록 한 당시로서는 국제적 규모의 대공사였다.
그러나 선박의 대형화가 이뤄지고 경인지구의 경제적 규모가 커지자 이 정도의 시설로서는 도저히 국제항의 구실을 할 수가 없었다. 5천t급만 넘어도 외항에 머무르면서 조그만 배로 짐을 날라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맥아더」의 인천 상륙 작전에까지 막대한 지장을 줬던 밀물·썰물의 격차(10m)는 동양최초의 이번 공사와 함께 완전히 해결되었다.
서울 종로의 YMCA건물 크기만 한 갑문을 통해 5만t급 배까지도 부두에 직접 닿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공호수 화한 인천 내항에는 앞으로 5만t급등 25척의 배가 한꺼번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계산에 의하면 제2「도크」의 완공으로 인천항의 하역능력은 연1백42만t에서 6백27만t으로 늘어나고 연 25억원의 경비절감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도 전국 광공업생산의 40%, 인구의 35%를 포괄하는 인천항 영향권이 간접적으로 받게 될 각종 혜택은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2백95만 여명의 연인원과 39만5천 여대의 중장비가 투입된 이번 공사는 설계·기계·전기등 3개 부문의 감 리를 외국회사에 맡기기는 했지만 공정의 거의 대부분을 우리기술진들의 책임아래 훌륭히 끝냈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홍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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