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낮잠은 최상의 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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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일반적으로 밤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하기 일쑤다. 애써 잠이 들어도 설치는 때가 많다. 그래서 풀리지 않은 피로가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앓는다』는 우리의 옛말은 분명 잘못된 듯 싶다.
우선 오뉴월은·생리적으로 인체의 저항력이 약화되는 시기다. 또 누적된 피로는 정신적인 균형과 소화를 깨뜨려 공연한 일에도 짜증과 신경질을 내게 한다.
따라서 항상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대체로 체온이 섭씨1도 올라가면 체내의 대사율은 7%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 몸에 부담이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부담은 정신적인 긴장이라든가 피로를 더욱 가속시킨다. 오뉴월이 되면 유난히 피로가 축적되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오뉴월의 피로와 불면증에 가장 권장되는 처방은 낮잠이다.
물론 낮잠의 효력에 대한 설은 구구하다.
그러나 낮잠이 체내의 대사율을 떨어뜨려 몸의 부담을 적게 한다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실제로 잠들었을 때는 대사율이 기초대사율보다 10∼15%쯤 낮아져 근육과 교감신경의 긴장이 풀린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점심식사 후 잠깐이나마 낮잠을 자는 것은 어떤 우수한 자율신경안정제보다 좋다. 10분의 낮잠은 1시간 동안의 밤잠보다 훨씬 몸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낮잠의 시간이 30분내지 1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아야겠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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