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시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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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륙붕의 석유 자원 시추 탐사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 서남방 제4광구. 지난해의 4개 시추 작업은 별로 신통치 않은 결과를 보여 주었었다. 이번에 거는 기대가 거듭 새롭고 간절한 것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석유는 주로 퇴적암 (작적암)이라고 부르는 지층 속에 있다. 퇴적암아 있는 곳을 퇴적 분지라고 한다. 석유 회사들은 석유 광업이 시작된 이래 약 백년 동안 수많은 퇴적 분지에서 석유를 탐광 했다..
제1차 대전 이전만 해도 5개의 퇴적 분지 가운데 3개는 유전이었다. 2차 대전 이후엔 3개의 퇴적 분지 가운데 유전은 하나밖에 되지 않았다. 이중에서도 대 유전은 50%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는 그 비율이 더욱 낮아졌다. 6개의 퇴적 분지, 그러니까 6개의 「프로젝트」가운데 대 유전이 나올 「찬스」는 겨우 하나가 될까 말까 할 정도다.
미국에서는 1971년에 약 5천주의 시추 탐사를 실시했다. 그 성공률은 9·73%였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약 10%가 시추에서 성공하는 확률이었다.
1969년까지 전세계에서 발견된 석유의 매장량은 4천22억「배럴」에 이른다. 그중 87·9%는 71개의 유전이 차지하고 있다. 그 71개의 유전 가운데 상위 8개의 유전이 전 매장량의 56%를 점한다.
전세계에서 이제까지 발견된 유전의 수는 약 3만에 이른다. 그 가운데 71개의 유전에서 전세계 매장량의 9할 가까이를 생산하고 있다. 대 유전을 발견하는 확률은 겨우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한반도 연안의 대륙붕에서 이제 4개 공을 시추한 결과만을 가지고는 아직 아무 것도 단정할 수 없다.
이런 일도 있었다. 1959년부터 64년 사이에 미국의 「모빌」사와 「셸」사는 「아프리카」 서해안의 「가봉」에서 석유 탐광을 실시했었다. 무려 2천만 「달러」의 자금이 투하되었다. 그러나 하나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말았다.
최근은 한 「프로젝트」에 비용이 최소한 1천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시추 작업이 대 석유 자본가에게나 일임되는 것은 이런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그 원인이 있다. 석유 회사들은 탐사의 결과를 좀체로 발표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그것은 이른바 「기업 비밀」로 철저하게 감춰져 있다. 사실 우리 나라 대륙붕의 탐사 결과도 아직은 단정할 수 없는 상태다.
때로는 뜻하지 않은 성공도 있다. 미국 「오클러호머」의 유전 지대가 발견될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가능성을 부인했다.
「컴퓨터」의 자료 분석까지도 역시 마찬가지 였다. 그러나 자본가 「폴·게티」만은 성공을 예언하고 작업을 강행했다. 『큰 사업을 하려면 비 교과서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후일담이다.
행여 하늘이 우리를 도울지, 꿈이라도 꾸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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