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원도 양구, 대한민국 행복 1번지 주민 만족 높아 전입 인구도 늘었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59호 01면

지난 21일 오후 2시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의 펀치볼 농업시험장. 1320㎡(약 4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농업시험장 안에선 잘 마른 무 시래기를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 마을의 농업회사법인인 DMZ펀치볼 최창성 대표를 비롯해 주민 10여 명이 바쁜 손길을 놀렸다. 시래기를 담는 동안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일하는 중간중간 막걸리 잔도 오갔다. 마을 주민 신현근씨는 “10여 년 전만 해도 겨울엔 딱히 할 일이 없어 집에서 시간을 때우곤 했지만 요즘은 겨울도 농번기처럼 바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중앙SUNDAY- 서울대 행정대학원 공동기획 전국 지자체 평가<1>

6·25전쟁 당시 격전지로 유명한 해안면에서 본격적으로 시래기 재배와 판매가 시작된 건 2000년대 중반부터. 무 출하가 끝나고 남은 무청을 그대로 버리는 게 아까워 말려 팔기 시작했다. 올겨울 이 마을의 시래기 생산량은 320t가량. 양구 시래기는 롯데마트 춘천점에서만 월평균 3200만원어치나 팔린다. 덕분에 DMZ펀치볼에 소속한 40여 농가는 가구당 3000만원의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양구군 전체로는 지난해 시래기 판매로만 32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 대표는 “요즘은 관광객도 많이 오고 그에 따라 가구당 수입도 늘어나다 보니 마을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구군 주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전국 230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조사연구센터(센터장 김병섭)가 지난해 전국의 성인 2만1050명의 행복도를 기초지자체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다. 일정한 척도에 따라 지자체를 전수 조사해 순위를 매긴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양구군의 행복도는 4.0201점(5점 만점)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4점을 넘었다. 대도시인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는 물론, 주요 광역시 내 자치구들을 모두 제쳤다. 230개 기초지자체의 행복도 평균은 3.6741점이다.

양구군민들의 행복감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은 시래기·수박·사과 등 수익성 작물의 재배와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주민들의 소득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2012년 배후령 터널(춘천~양구, 총연장 5.1㎞)이 개통되면서 교통이 편리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현재 군내 1500여 호의 농가 중 연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곳이 100가구가 넘는다. 농촌 지역이지만 인구도 조금씩 늘고 있다. 2006년 2만1269명이던 양구군민은 지난해 말 2만3594명으로 늘었다.

행복도 2위는 서울 서대문구(3.9726점)로 도시 지역에선 가장 행복한 지역으로 꼽혔다. 3위는 제주시(3.9668점)가 차지했다. 서울 동작구(4위·3.9605점), 경북 김천시(5위·3.9394점), 경기도 성남시(6위·3.9320점), 전남 영암군(7위·3.9220점) 등이 뒤를 이었다.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행복도는 객관적인 경제 수준이 아니라 개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만큼 부(富)의 정도와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지역별로 정확한 행복도의 수준을 파악한 뒤 각 지역 상황에 맞는 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이번 조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행복도가 가장 높은 곳은 제주특별자치도(3.9124점)로 조사됐다. 이어 울산시(3.7566점), 전라남도(3.7250점), 광주광역시(3.7184점), 서울시(3.7021점) 등이 뒤를 이었다. 광역 지자체의 행복도 평균치는 기초지자체 평균보다 높은 3.6859점이었다. 충청북도(3.6456점), 충청남도(3.6452점), 부산시(3.5759점)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관계기사 4~5p

▶전체 230개 기초자치단체의 순위는 중앙SUNDAY 홈페이지(http://sunday.joins.com)에 게재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