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킹」 한국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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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스트리킹」 (나체 질주)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13일 상오 8시15분쯤 22세 가량의 청년 1명이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대 정문 앞에 벌거벗은 채 나타나 동북쪽인 종암동 쪽으로 2백m쯤 달리다 오른쪽 제기동 골목 (넓이 3m·길이 1백m)으로 사라졌다.
고대 정문 앞에서 신문팔이 하는 한승목 군 (16)과 고대 정문 마즌편 한진 상회 종업원 박종남 양 (19)에 따르면 이 청년은 신발과 양말도 벗은 채 출근길의 구경꾼 20여명이 보는 가운데 차도 한가운데를 「마라톤」식으로 2분간 뛰며 어깨를 으쓱대기도 했다는 것.
청년의 뒤에는 같은 또래의 1명이 옷 뭉치를 들고 다른 1명이 「카메라」를 든 채 같이 뛰었다는 것.
삼성주유소 (동대문구 제기동 136의 237) 앞에서 청년을 본 종업원 김용회 군 (19)에 따르면 이 청년은 1백68㎝쯤 키에 약간 뚱뚱하고 건강한 체격으로 머리는 장발에 가까웠으며 웃지도, 말하지도 안은 채 무표정하게 뛰어갔다.
이때 주유소 앞에는 회사원 차림의 젊은 여자 3명과 20여명의 행인이 있었는데 모두들 놀라 멍하니 쳐다봤으며 외면하지는 않았다는 것. 이때 청년은 여자들 앞에서 어깨를 한번 펴 보이고 골목으로 사라졌는데 이 골목 주변에 학생 하숙집이 많으나 청년을 봤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양민 서울시경 보안과장은 이 청년을 검거하면 경범죄 처벌법 (과다 노출)을 적용, 즉심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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