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승용차는 무조건 가솔린’이라는 고정관념이 빠른 속도로 깨지고 있다.
22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의 비(非)SUV 승용차들, 다시 말해 엑센트·아반떼·i30·i40의 지난해 디젤 모델 판매 비중은 29.19%에 달했다. 지난해 8월에 디젤 모델이 출시된 아반떼는 8월 이후의 판매량만으로, 나머지 3종은 지난해 1년 전체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다. 이들 차량의 해당 기간 총 판매량은 8만6204대였고 이 중 디젤 모델 판매량은 2만5163대였다.
지난해 총 판매량의 62%가 디젤차였던 수입차보다는 낮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아진 비중이다. 엑센트는 2만8607대 중 33.2%인 9519대가, i30는 1만410대의 절반이 넘는 5742대가, i40는 5825대의 절대 다수인 4434대가 디젤 차량이었다. 베스트셀러인 아반떼의 경우 다른 차들보다 디젤 판매 비중이 낮았지만 판매량 자체는 적지 않았다. 8월 이후 판매된 4만1332대의 아반떼 중 13%인 5468대가 디젤 차량이었다. 월평균 1100대 정도의 아반떼 디젤이 팔려 나갔다는 얘기다. 과거 두 차례나 아반떼 디젤 모델이 도입됐다가 판매량이 극히 미미해 결국 사라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12월엔 디젤 판매비중이 15.8%까지 높아졌다. 기아차의 비SUV 디젤 승용차인 프라이드(지난해 3월 출시)·K3(지난해 12월 출시)·쏘울의 디젤 모델 판매비중까지 더해 계산한 현대·기아차 전체의 실질 디젤 승용차 판매비중도 25.75%에 이른다.
국산 승용차의 디젤 판매 비중이 늘고 있는 이유로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소음·진동의 감소와 고연비, 수입 디젤 승용차의 인기 때문에 디젤차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총 판매량 153만399대 중 디젤차가 30%인 45만9480대를 차지했을 정도로 디젤차의 토대는 탄탄해진 상태다. 올해도 르노삼성 SM5, 한국GM 말리부, 현대기아차의 그랜저와 신형 쏘나타 등이 디젤 모델 출시가 확정됐거나 점쳐지고 있다.
박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