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교 세우는「파리」교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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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파리=주섭일 특파원】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면 한국인식당·교회·식품점이 들어서는 것은 으레 그러려니 하지만 한국인자녀들을 위한 학교가 설립되는 일은 흔하지 않다.

<2세들 50여명에 1주 한번씩 교육>
그것도 6백여 명「프랑스」의 한국인중 고작 3백50명 가량 모여 살고 있는「파리」에 3월말 중에 곧 개설될 예정이다.
교포자녀 40명과「프랑스」인에게 입양한 2세 10여명에 대한 모국어교육을 설립 목적으로 한 이 학교는 1주일에 한번 여는 수요학교.『재불 한국「카톨릭」의 집』오경동 신부가 중심이 되어 추진중인 이 학교는「카톨릭」계 사립학교인 성「쉴피스」학교의 교실을 빌어 모든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는 허락까지 받아 현재 본국정부와「프랑스」정부에 설립인가를 신청 중에 있다.
순전한 한글교육을 실시할 이 학교는 이미 2명의 여선생도 확보해 놓고 있다.

<7월초 환은 개설>
한국인의「프랑스」상륙은 또 외환은행지점 설립, 한국인 식당, 개업 등 이 곧 실현될 전망으로 있어 교포사회에 활기를 주고 있다. 지난 연초부터 지점개설 작업을 추진 중이던 은행요원들은 최근「프랑스」재무 성으로부터 개설허가를 받고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7월1일 개점할 예정으로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데「프랑스」인 행원「스카웃」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월 1천5백「달러」의 급료를 지불해야 근무하겠다는 현지인의 요구는 선뜻 받아들이기에는 은행측 사정으로는 과분하기 때문인 듯.

<상사들에 큰 도움>
어쨌든 외환은행「파리」지점이 개설되면 지금까지 복잡하던 본국과의 송금관계가 수월해질 것이라고「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상사 등 한국인의 기대가 자못 크다. 아울러 한-불 경제협조 관계에 일익을 맡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부풀고 있다.
한국식당의「파리」상륙은 작년 6월 주불한국대사관에서 5분 걸리는 장소에 서독광부출신 박 모씨가 개업한데 이어 3월 하순에는 초대「미스·코리아」출신 장귀희 여사가 번화가인「포브르·셍·로노레」에 호화 한국음식점개업을 서두르고 있으며「낭트」대학 교수인 민선식 박사도 한식을 겸한 중국음식점을 낼 준비를 하고 있어「파리」의 김치 맛도 다양해 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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