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 집중 육성, 스위스에 유학 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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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부가 내년부터 스위스 유학파 기술장인(마이스터)을 집중 육성한다. 기계·바이오 같은 산업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스위스의 기술력을 전수받기 위해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스위스엔지니어링협회(SWISSMEM)와 이런 내용의 ‘글로벌 기술인력 육성 업무협정(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스위스 국빈방문 성과 중 하나다.

 이에 따르면 매년 국내 기술인력 20명을 선발해 스위스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뒤 스위스기업의 한국 법인·지사에 취업한 직원이 대상이다. 교육기간은 총 3년으로, 국내에서의 준비기간(1년)을 거쳐 정부와 해당 기업에서 교육비·체재비를 지원받아 2년간 스위스에서 기술교육을 받는다. 국내 법인이나 지사를 둔 25개 스위스 기업 중 라우시(화장품)·인피콘(기계)·스위스로그(물류자동화)를 포함해 12개 기업이 내년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지 교육은 스위스엔지니어링협회가 맡는다. 이 단체는 스위스 최대의 사업자 단체로 직업훈련 프로그램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1000개의 회원사 중 94%가 기술분야에 특화된 중소기업이다.

 스위스의 체계적인 직업교육시스템은 중소기업 강국이 된 원동력으로 꼽힌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소수의 성적우수자만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대부분 학생이 직업학교에 진학해 2~4년간 철저한 실무 위주의 교육을 받는다. 410개 직업학교에 다양한 직업군(230개)에 맞춘 코스가 준비돼 있어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교육을 선택할 수 있다. 직업학교를 마치면 기업과 ‘훈련약정계약’을 맺어 훈련생 신분으로 일정기간 기술을 익힌 뒤 정식 채용된다.

 스위스 정부와 직능단체들은 인재 배출을 위해 직업훈련에 전방위적 지원을 한다. 정부는 직업훈련펀드(지방정부 75%, 연방정부 25% 부담)를 조성해 직업학교에서의 교육비와 기업에서 훈련생으로 일할 동안의 임금을 지원한다. 직능단체는 자체 훈련센터를 운영하며 회원사 홍보를 맡아준다.

세종=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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