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길 밑에|박재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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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겨울 바다를 가며
물결이 출렁이고
배가 흔들리는 것에만
어찌 정신을 다 쓸으랴.
그 출렁임이
그 흔들림이
거세어서만이
천길 바다 밑에서는
산호가 찬란하게
피어나고 있는 일이라!
사람이 살아가는 그 어려운 길도
아득한 출렁임 흔들림 밑에
그것을 받쳐주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노래가 마땅히 있는 일이라!
…다 그런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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