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인도네시아·브라질·남아공·인도+헝가리·폴란드·칠레 … 위험한 여덟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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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F5(Fragile Five·외환위기 5대 취약국)’가 아니라 ‘E8(Edgy Eight·안전부절못하는 8개국)’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자산운용사인 슈로더와 함께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 완화(QE) 축소 때문에 외환위기 우려가 큰 8개국을 골라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존 F5인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에다 헝가리·폴란드·칠레를 더한 8개국이다. FT는 “F5는 경상·재정 수지 적자가 큰 나라들이다”며 “여기에다 단기 외채가 많은 나라들이 더해져 E8이 됐다”고 전했다.

 E8은 미국 QE 축소 때문에 글로벌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신흥국으로 흘러들었던 자금이 갑자기 줄어들면 외환위기에 노출될 수 있는 국가들이다. 세계은행(WB)은 하루 전 글로벌경제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장기 금리가 최대 2%포인트 치솟을 수 있다”며 “그 바람에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최대 80%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6~8월 미국 QE 축소 움직임만으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포인트 급등한 적이 있다. 당시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에서는 640억 달러(약 68조원)가 빠져나갔다. 이런 사태가 앞으로 되풀이되면 E8은 얼마나 위험할까.

 FT에 따르면 터키·남아공·칠레·인도·인도네시아는 앞으로 1년 정도 단기외채와 경상수지 적자를 메울 수 있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헝가리·브라질·폴란드는 2년 남짓 견딜 수 있다. E8엔 들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도 QE 축소 파장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외환 보유액은 최근 1년 새 35%나 줄어들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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