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 업체들은 이화인(梨花人)을 마치 결혼하지 못해 안달난 여성으로 취급하고 있다. 여성을 상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분노를 느낀다."
지난 15일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성명서의 일부분이다. 지난 1월 재학 중 결혼을 금지하던 '금혼(禁婚)학칙'이 없어진 이후 결혼정보 업체 직원과 중매업자들이 발길이 이어지자 총학생회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학 본부도 "결혼정보 업체를 상대로 항의공문을 보내는 등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학생과 학교측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이대생 전체를 상품화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실제로 결혼정보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이대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한 결혼정보 회사는 다음달 무료 미팅행사인 '57년 만의 나들이'를 연다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마담뚜(중매업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학교 경영학과 3년 金모(22)씨는 "얼마 전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사람을 소개하겠다'며 부모님의 직업이나 인적사항을 묻는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