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미대교수 파격전시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설치미술·행위예술 등 다양한 시도를 해온 멀티아티스트인 전남대 미술학과 유재균(41)교수가 지난 11일부터 파격적인 전시회를 갖고 있다.

장소는 자신이 사는 광주 첨단단지 건영아파트 102동 1002호. 거실에 몇장을 이어 놓았을 때 비로소 한 그림이 되는 전지 크기의 일러스트 보드들을 쌓아 두고 추상의 소품들을 벽에 붙여 놓았다. 여자 속옷을 조각낸 뒤 이를 활용해 메시지를 표현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전시회 주제를 ‘반전(反戰)’으로 잡은 유교수는 해군 장교 모자를 쓴 채 관람객을 맞고,작업실로 쓰는 방의 너저분한 모습까지 구경시키며 자기 미술세계를 설명해 준다.흥이 나면 맥주를 따르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전시회 팜플렛도 없다.또 관람은 아무나 가능한 게 아니고 전화 통화 등을 통해 ‘허락’을 받아야 한다.

유교수는 전시 기간에 대해 “내가 직접 초청하는 관람객이 많으며,꼭 와야 할 사람이 올 때까지 계속한다”고 말했다.관람료도 관람객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몇만원부터 몇십만원까지 받기도 한다.

유교수는 “아파트 전시회가 작가나 관람객 모두 편안해 좋지 않느냐”며 “작가는 폼 잡고 있고 관람객은 뒷짐지고 어슬렁거리는 전시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062-972-6558.

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