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고에 「파리」의 모든 월급장이 총파업 선언|그 목적은 봉급 인상이 아니라 반「인플레이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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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요즘 「파리」는 날마다 파업의 소용돌이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얼마 전 채소와 과일 장수들이 「파리」를 『죽음의 도시』로 만들더니 22일부터는 세금 과중을 반대하는 쇠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가게의 일제 파업에 「버스」운전사들의 파업까지 겹쳤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12월 6일부터는 『물가고에 반대하는』 모든 월급장이(물론 전 공무원을 포함)의 총파업이 개시된다는 각 노동조합의 선언이다.
「바캉스」계절이 지나 저축을 모두 축내거나 탕진한 월급장이들의 연례 행사로 이 총파업이 지칭되기는 하나 금년 「프랑스」의 「인플레」는 너무 엄청나다.
「프랑스」의 최저 임금은 1천「프랑」(약10만원).
그러나 이것으로는 한 달을 간신히 연명하기도 벅차다. 그러나 이 최저 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프랑스」인은 찾아 볼 수 없고 「알제리」인 70여만 명을, 비롯한 2백50여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뿐이다. 그래서 「프랑스」인 월급장이들은 공공연히 『이들 때문에 우리들의 임금도 인상되지 않는다』고 원망하기 일쑤였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 「못살겠다』고 들고일어난 것이다.
12월 6일로 예정된 총파업의 목적은 『봉급 인상』이 아니라 『반「인플레이션」』. 이것은 최저 임금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의식한 듯하며 재무성의 물가정책과 세금 정책을 겨눈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물가 상승률에 따르면 우리들의 봉급도 최소한 금년에 48.9%인상돼야 한다. 그런데 71년도에 10.8%, 72년도에 11.1%, 금년에 겨우 13.8%밖에 인상되지 않았으니 어떻게 살아가겠느냐?』 『과중한 납세 정책으로 물가만 폭등하니 정말 「파리」에서 산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모든 월급장이는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러나 「지스카르-데스텡」재무상은 지난번 야채·과일 소매 상인들의 총파업 때는『세금 부과액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고 달래 놓고 22일 의회 답변에서는 『변동이 없다』고 선언, 앞으로 정부·월급장이·소매 상인들의 세금·물가고 싸움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통에 새우등이 터지는 것은 이곳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뿐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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