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 日점포 축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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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미국 최대의 종합금융회사인 시티그룹이 일본을 '요주의국'으로 지정하고 일본 내 사업을 대폭 축소키로 했다.

현재 8백50개가 있는 유인(有人) 점포를 절반 이상 줄이는 획기적인 조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6일 일본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3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시티그룹이 일본의 장기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사업 축소계획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시티그룹은 일단 유인 점포 수를 최대 5백개 이상 폐쇄하고 종업원도 총 6천3백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천명 가량을 감원할 방침이다. 명예퇴직을 유도하고 신규채용을 오는 4월 입사 예정자부터 동결키로 했다.

시티그룹의 이번 결정은 일본 경제에 대한 외국자본의 시각이 비관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티그룹은 사내 특별위원회를 통해 각국의 정세불안 정도 등을 기준으로 요주의국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하는데 일본의 경우 정치적 불안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이전과 같은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 축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요주의 국가로 지정되면 단계적으로 사업을 축소하고 경우에 따라선 아예 철수한다.

시티그룹은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이 주업무인 소비자금융 부문이 부실채권 급증으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 최근에는 사업확대보다는 이익확보에 치중해왔다.

시티그룹은 일본에서 현재 소비자금융부문 외에도 은행(시티뱅크.시티트러스트신탁은행).증권(닛코 샐러먼스미스바니).생명보험(미쓰이스미토모해상.시티생명) 등의 분야에 폭넓게 진출해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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