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도시 서울의 한옥, 젊은 건축가를 부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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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늘 이 땅에서 ‘젊은’ 건축가로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던져진 과제는? 결론은 ‘21세기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통의동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 사옥에서 열린 ‘해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Heritage tomorrow project) 4’ 설명회는 ‘한옥’을 주제로 했지만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집과 동네 구조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토론회로 끝났다. 100여 명이 넘는 건축가가 모여 한옥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이 시대의 집합도시 한옥의 의미는 무엇인지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프로젝트의 좌장을 맡은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젊은 건축가란 쉬운 역할이 아니다”란 말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젊은’이란 단어가 포함하고 있는 여러 가능성을 지닌 이들에게 오늘 우리 주거생활을 과감하게 전환하는 발상을 내달라는 부탁의 말이었다. 대학 건축학과 재학생까지 참여시켰던 지난해와 달리 건축 관련학과를 졸업한 대학원생 또는 건축가들만 참가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지인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2가 도시한옥주거지를 개괄한 송인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역사도시 서울의 흐름을 소개하며 “층위가 두터운 도시에 기억은 어떻게 저장되는가를 살피며 창의적 자세로 설계에 임해 달라”고 부탁했다. 송 교수는 “공부를 많이 하는 건 설계에 방해가 된다”며 “몸으로 하는 일들에 노력을 아끼지 말라”고 조언했다.

 ‘일상의 변화와 한국주거’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전남일 가톨릭대 교수는 “주거란 삶의 모습이자 삶의 흔적이기에 도시의 삶을 디자인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프로젝트에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오는 2월 11일까지 접수받은 설계안은 심사를 거쳐 3월 중 시상하고 전시한다. arumjigicompetition.org. 02-741-8374.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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