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자금 사정 어려울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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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기 상승을 타고 9월말까지 국내 여신이 지나치게 팽창한 탓으로 앞으로 연말까지는 재정 안정 계획상의 연말 여신 한도에 대한 여유가 적어 연말을 앞둔 자금 사정은 몹시 핍박할 전망이다.
올해들어 9월말까지 늘어난 국내 여신은 3천2백2억원으로 연말까지 3개월 동안의 국내여신 한도는 7백58억원에 불과하여 연말 여신 한도를 고수할 경우 한달 평균 국내 여신 증가는 2백53억원 정도로 억제돼야할 실정이다.
지난 9월말까지, 한달 평균 3백59억원이 증가된데 비해 약1백억원이 줄어드는 것인데 이는 연말이 자금 성수기인데다가 추곡수매자금 방출·수출 금융의 계속적인 지원까지 고려하면 일반 자금 사정은 극도로 핍박할 것임을 예견케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재정 안정 계획상의 연말 여신 한도를 초과하여 국내 여신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이 같은 통화 신용정책의 파행성은 국회 재무위에서도 논란되었다.
31일 국회 재무위에서 진의종 의원(무)은 연말까지의 여신 총액 1조9천1백98억원 중 9월말까지 1조8천4백억원을 사용하여 가용 한도가 7백58억원 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또 통화량이 작년말의 5천93억원에서 9월말까지 6천5백억원으로 늘어 27.6%의 증가율을 보인 것은 통화량 조절이 잘못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덕우 재무장관은 "연말에 여신 한도를 터무니없이 초과하치는 않겠으나 조금은 초과하게 될 것 같다" 고 말해 재정 안정 계획에 차질이 있을 것임을 시인했다.
남 장관은 또 금리 인상 설에 관한 고재준 의원(신민) 질문에 대해 "가까운 장래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없으며 물가는 국제「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현실화할 것" 이라고 답변했다.
의원들은 이밖에 ①경기 변동이 오면 제2의 「8·3」 조치를 쓰겠는가 ②한국은행이 9월말까지 51억3천3백만 원의 적자를 나타냈는데 중앙 은행이 이런 적자를 내도 되는가 ③시중 은행이 상·하반기에 55억4천만 원의 지불 준비 율 부족 현상을 나타내어 과태금 5억5천만원을 물었는데 「8·3」후 자금 혜택을 받고도 지준율 부족을 빚은 이유 ④재정 자금의 집행이 9월말까지 57%에 불과한 원인 ⑤「유러달러」의 금리가 12%까지 올랐었는데 수출 설비에 대한 외화 대부에 9.5%의 금리를 적용한 이유 ⑥주식 시장의 정상화 방안 ⑦양곡 관리기금의 3백억원 적자를 해결하는 방안 등을 물었다.
남 재무장관은 답변에서 ①제2의 「8·3」조치는 다시없을 것이다 ② 한은의 적자는 연말까지 메워 흑자를 내도록 하겠다 ③지준율 부족으로 여신에 차질을 빚은 일이 없다 ④「유러달러」의 금리가 8.5%까지 내려가 별문제가 안 된다 ⑤주식 시장의 안정은 기관의 투자·투자 신탁 등으로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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