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2명 치어 죽인 시내버스|이틀 지나도 못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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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등산객 2명을 한꺼번에 치어 죽이고 뺑소니 친 대형「버스」조차 경찰이 사고발생 2일이 지나도록 잡아내지 못하고있다.
지난 27일 새벽4시5분쯤 서울 영등포구 신길3동 448 태진운수 차고 앞에서 김성범씨(59
·신길3동253) 와 이석조씨(57) 등 2명을 치어 죽이고 달아난 뺑소니사건은 사고직후 윤성수씨(27·태진운수 계수원조장) 등 목격자들로부터 신고를 받고도 판단「미스」와 보고지연 등으로 긴급수배가 늦어져 충분히 검거할 수 있는 사고차량을 못 잡고 있다.
이날 새벽 산책길에 나섰던 김씨와 친구 이씨 등 2명이 차에 치이는 순간 현장에서 5m쯤 떨어진 태진운수 차고 정문 앞에서 사고를 목격한 윤씨가 「버스」차종과 운전사의 인상착의까지 확인, 약30초만에 112에 신고했다.
사고 「버스」는 영등포구청 앞쪽에서 시속 1백㎞로 달려와 사고를 낸 뒤 20m쯤 그대로 달리다 잠깐 멈췄다가 또 시흥 쪽으로 달아났다.
목격자 윤씨는 사고 「버스」를 뒤 쫒아가 「버스」뒤쪽에 쓰인「시」자 한자를 볼 수 있었다. 사고 「버스」는 구형 신진 「버스」로 보였으며 붉은색 「잠바」를 입은 운전사가 운전석에서 몸을 일으켜 뒤창으로 현장을 흘깃 살핀 뒤「룸·라이트」를 끄고 달아났다는것.
윤씨는 곧 길 건너 보락 향료 수위실로 뛰어가『교통사고가 났다』고 112신고를 했으며 현장에서 60m쯤 떨어진 노량진경찰서 대길파출소에도 신고했다.
대길파출소장 김옥배 경위와 신덕현 순경이 현장에 뛰어나갔다가 본서 상황실에 보고한 것이 이날 상오 4시12분.
노량진경찰서 형사계 박노정 형사 등 2명이 상오 4시18분에야 현장에 도착, 처음으로 뺑소니로 판단, 본서에 보고했다. 사고 후 뺑소니 수배까지 13이나 걸려 시속1백㎞로 도망한「버스」는 이 동안에 벌써 21㎞나 달려 서울을 벗어났거나 차고에 숨긴 뒤였다.
경찰은 사고시간에 배차를 받아 승객을 태우고 운행중인 「버스」는 1대도 없는 것으로 밝혀내고 정비공장이나 다른 차고에서 밤을 지낸 「버스」가 통금해제와 함께 자기차고로 가던 길인 것으로 보고 현장에서 8㎞ 떨어진 일대의 정비업소와 차고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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